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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본질… 증오가 아닌 사랑

그리스도인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사실 이 질문은 너무 추상적인 질문인 것 같다. 2015년 6월 28일에 시청 앞 서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한 기독교인들의 여러 가지 반응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면 이 질문의 의도가 좀더 명확해질 수 있겠다.

주변의 선량하고 양심적으로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이 격렬한 증오의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면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부분에서 남을 비판하는 것을 자제하고 조심스러워하는 분들이 너무나 뚜렷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을 보는 것도 사실 생경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험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세대 간의 차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동성애자에 대한 기독교인의 태도에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잘 아는 신실한 친구로부터 개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어떤 목사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공유한 글들을 읽어보면서 이런 느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감히 다른 사람들의 신앙에 관한 부분을 판단할 수 있는 깜냥을 가지고 있지 못한 나지만, 그 분의 순수한 신앙과 누군가를 향한 격렬한 증오가 그렇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런 생각 때문에 그 분의 순수한 신앙 자체에 대한 의심을 갖는 것도 바른 자세는 아니겠지만.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선언이라면 나는 예수님처럼 살겠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생을 하나님 아들의 삶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그 분의 사랑에 있다고 믿는다. 물론 예수님이 전혀 분노하지 않았던 분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 분 역시 자신의 분노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셨던 분이다. 그러나 그 분노는 하나님을 세상에서의 이익과 맞바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억압적 구조를 향하고 있던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따라서 이 세상에 살아가는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내뿜는 증오는 결코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이런 방식으로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러면 너는 동성애를 찬성하는 거야?"라는 조악하고 폭력적인 질문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증오하는 것이 없다고 말할만큼 용기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을 향해 맹목적인 증오의 말을 서슴없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무엇을 또는 누구를 사랑하거나 증오할 권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것을 폭력적으로 표시하는 순간 그 사랑이나 증오는 죄가 될 수 있다. 그 사랑이나 증오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해되고 조정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과의 관계를 힘들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