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기: 베조스 레터

이 책은 우리 회사의 경영진 및 팀장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두 권의 책 중 하나이다. 나머지 한 권인 존 도어의 OKR 책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고, 지금 당장 도입해서 사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베조스 레터는 이보다도 더욱 강렬한 느낌으로 기억될 책이다.

어떤 분야에서건 세계 최고가 된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우연이나 행운이 많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세계 최고라는 이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세계 최고의 상거래 사이트인 것도 맞고 베조스가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것도 맞는데, 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그 동안 다른 인물들에 비해 이 인물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나의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베조스가 이야기한 일과 성공의 원칙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리되지 않은 채 내가 그 동안 생각해 왔던 여러 가지 생각의 단초들이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중에는 내가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던 것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생각을 해 보았는지가 아니라 실행하고 체화했는지이다. 생각을 해 보는 것으로는 아무 변화를 일으킬 수 없고, 실행하고 평가하고 다시 피드백을 얻어서 개선하는 노력이 반복되어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과 모든 회사가 나름대로의 상황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름이 다른 전략과 다른 실행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닌 이상 원칙이 필요하고 그 원칙은 다름을 넘어서서 적용될 수 밖에 없는 기본이어야 한다. 그 기본은 결국 그걸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독서가 힘을 발휘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이다.

독서 일기: 인간 본성의 법칙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7권의 책을 읽었고, 5월 이후에는 꾸준히 한 달에 15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으니 이틀에 한 권 정도의 속도로 책을 읽어온 셈이다. 물론 이 중에는 100 페이지 내외의 짧은 책들도 많이 있고 (주로 범우문고나 살림총서 같은 시리즈물) 장편 소설도 있기 때문에, 생각할 것이 많은 인문 서적의 경우에는 이보다는 좀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북트리라는 iOS 앱 덕분에 각 책을 언제 읽기 시작해서 언제 마쳤는지도 모두 기록을 할 수 있다)

마이클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은 8월 24일에 읽기 시작해서 11월 17일까지 읽었으니 (물론 그 중에 틈틈이 책을 읽어오기는 했지만) 거의 석 달을 꼬박 이 책에 투자를 한 셈이다.

말이라는 것, 글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지만 적절한 정도를 찾는 것이 참 어려운 법이다. 너무 짧아지면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너무 길면 장황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는 제목은 (특히 법칙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레토릭 같은 면이 있는데, 그 법칙이 세가지, 다섯가지, 열가지 정도까지는 그럴 듯 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서처럼 18가지나 되면 그 법칙을 외우는 것도 힘든 상황이니 법칙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에 비하면 꽤 장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열 여덟가지의 법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사용하는 기술 방식은 각 법칙마다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유명한 인물의 사례를 들고 이로부터 각 법칙의 내용을 풀어서 설명하는 방식이다. 사실 교회에서 목사님들이 설교하는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내게는 꽤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다. 이 책이 꽤 긴 책이기도 하지만 (거의 63만자인데,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우울할 땐 뇌과학>이 약 18만자 정도 되니 이런 책 세 권이 넘는 분량이다) 이런 기술 방식의 단순함 때문에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솔직히 책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서로간에 잘 들어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끼워맞춘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어서 모든 부분에 동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면에서, 특히 모든 사람이 인간의 본성을 배우는 학생이어야 한다는 전제에 있어서만큼은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사람은 복잡한 존재이고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드는 단순한 내용을 좋아하기 쉽지만 진실이란 항상 그것보다는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법칙이라는 말이 주는 단순함과 가벼움에 비해 그 내용은 훨씬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자세히 읽고,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제안을 따라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쓴 마이클 그린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단 평생동안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이상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는 전제를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 다음은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펼쳐보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서를 진지하고 세밀하게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는 반대로 가볍고 빠르게 읽는 편이다) 곱씹고 생각할 부분이 많이 있는 책일 것이다.

전자책으로 책 읽기

2019년 들어 지금까지 8개월 동안 모두 107권의 책을 읽었다. 2006년에 쓴 블로그 글 중에 1년에 50권 책읽기라는 글이 있는데, 이걸 보면 1년에 50권의 책을 읽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50권이라는 목표에 성공을 하기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면서 시간이 지나왔다.

2012년에 리디북스라는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전자책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독서 생활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나 태블릿으로 책을 읽었고, 리디북스 페이퍼라는 전용 기기가 나온 후로는 페이퍼 라이트, 페이퍼, 페이퍼 프로까지 모두 구매를 하면서 여기서 모든 독서를 하게 되었다.

전자책 전용 기기를 사용하면서부터는 1년에 50권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고 이제는 100권을 훌쩍 넘는 상황이 되었다 (수치상 올해는 150권도 가능한 상황). 그리고 올해부터는 북트리라는 앱을 이용해서 독서 로그를 남기고 있는데 이 덕분에 읽은 책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전자책이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많은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내 페이퍼 프로에 64기가 micro sd 카드를 넣어두고, 책 수천권을 모두 넣어서 들고 다닐 수 있다. 긴 호흡의 책을 읽다보면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경우에 재미있는 짧은 책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시작한다던지, 여러 권의 책을 교차로 참고하면서 읽는다던지 하는 일이 너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빠르게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책이 좋은 또 다른 점은 기록이 정확하게 남는다는 점이다. 언제 읽었는지는 물론이고 형광펜으로 표시를 하거나 메모를 남긴 것들을 언제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전자책의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는 책의 내용에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책의 조판이나 종이의 질감 같은 (어쩌면 책의 본질일 수도 있지만) 텍스트 자체가 아닌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꼴, 자간 간격, 줄 간격, 페이지 여백, 컬러 삽화 등 다양한 책의 요소들이 전자책에서는 변환 가능 또는 불가능하게 된다. 책 제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내 마음대로 이런 요소들을 조절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책의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특징이 된다. 많은 경우 이런 텍스트 외적인 요소들은 내용의 부실함을 덮기 위해 사용되고 나는 이런 면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많지는 않지만 책의 물리적인 제작 상태 자체가 책의 존재 가치인 경우가 있다. 사진이나 그림이 많이 들어있고 그게 중요한 요소인 책들. 종이 자체의 성질을 이용하는 책들. 그런 책은 전자책의 제한된 사용자 경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또 책이 가진 물리적인 한계 자체가 가치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책은 활자화된 텍스트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니 전자책이라는 형식이 그 가치를 충분히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전자책으로만 책을 읽기로 결심했지만 이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이게 어려운 이유는 전자책으로 제작되는 책의 숫자가 종이책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기 때문이다. 책도 상품이니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기에는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는 종이책의 수가 너무 많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읽을 것 같지는 않은 책들을 읽게 되다는 것인데, 이런 소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들은 전자책으로 제작할 이유가 아직까지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된 책의 경우라면 더욱 답이 없다.

앞으로 전자책이 먼저 출판되고 종이책은 필요에 따라 나오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 믿지만, 그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전까지는 깊이있는 독서를 위해서는 도서관을 잘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어지간한 도서관으로는 어렵고 규모가 있는 곳이어야 하겠지만.

독서 일기: 마음의 탄생 (레이 커즈와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 물론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데에도 이 두 가지 관점이 있을 것이다.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깊은 자국을 남긴 책은 팩트풀니스였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사실에 의거해서 보도록, 그래서 더욱 낙관적으로 보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쨌든 인류의 삶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마음의 탄생 역시 낙관론을 기저에 깔고 있는 책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어떤 면에서는 너무 순진하게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의 경로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술적인 내용에서 보자면, 모든 디테일을 정확하게 재현하지 않고서도 전체의 기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 가장 중요한 내용일 것이다. 실제로 어떤 기능을 모사하는 시스템을 만들 때 내부적인 구성 요소들이 모두 일대일로 일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로서 모사가 가능한 시스템이 일단 만들어지고 나면 (여기서 기능의 모사가 특정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는 전제를 잊으면 안된다) 세부 구성 요소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은 그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정보가 되는 것이다. 물론 부분과 전체 사이의 어떤 지점에 부분의 합과 전체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어떤 포인트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를 들면 나노 입자의 성질) 그런 포인트를 발견하는 것조차 전체 시스템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더욱 쉬워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과 관점으로 생각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시스템이 생각처럼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순한 방식의 조합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걸 배우게 된다면 이 책으로부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커즈와일이 보여준 낙관론을 조금 끼얹는다면 미래 사회를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레이 커즈와일만큼 낙관적이지는 않고 그보다 아주 조금 뒤쳐져서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더 앞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려고 한다.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https://ridibooks.com/v2/Detail?id=672000075

김세윤 교수님의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이라는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이 책 내가 쓴건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정도로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누군가가 내 신앙은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이 책을 소개해 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