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Life

2016년을 보내는 시간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년이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올해를 맞이하면서 했던 생각 중에 역시 중요한 생각은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기숙사에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자게 되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는 목표이기도 했고, 리디북스에서 구매한 페이퍼 라이트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목표이기도 했다.

올해 읽었던 책들은 (읽은 순서와 상관 없이) 플루언트 (조승연), 그릿 (안젤라 더크워스), 백설춘향전 (용현중),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곽재식), 엑시덴털 유니버스 (앨런 라이트먼), 앵무새 죽이기 & 파수꾼 (하퍼 리), 마션 (앤디 위어), 나의 한국 현대사 (유시민), 해방 후 3년 (조한성), 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조선의 정체성 (박석희, 최식원, 황금희), 본삼국지,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장자, 근원수필 (김용준), 살며 생각하며 (미우라 아야코), 아멜리 노통브 시리즈 8권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 왕자의 특권, 생명의 한 형태, 아담도 이브도 없는, 제비 일기, 적의 화장법, 앙테크리스타, 살인자의 건강법), 보르 코시건 시리즈 2권 (명예의 조각들, 바라야 내전), 깊은 강 (엔도 슈사쿠) 그리고 헬로월드 시리즈의 거의 모든 책 (약 90권) 정도 되는 듯 하다. 헬로월드 시리즈의 책들은 대체로 매우 짧고 한정된 주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숫자를 그대로 세기에는 좀 우스운 측면이 있지만 굳이 권수로 따지자면 약 100여권 정도이다.

올해 읽기를 시작했지만 포기한 책은 홍루몽과 대망이 있다. 둘 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긴 호흡의 소설이기는 한데, 그런 이유로 따라가기에는 호흡이 너무 길다는 느낌이 들어서 몇 권 읽다가 중단한 상태이다.

올해의 책 읽기를 분석해 보면, 서점에서 책을 살 때와는 달리 베스트셀러의 비중이 늘었고 기독교 관련 서적이 많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이북으로 나오는 책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또는 출판사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책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내게 충격을 준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고 해야겠다. 가장 최근에 읽은 조승연의 플루언트 같은 경우에는 내가 오랫동안 머리 속으로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내용들을 너무 비슷하게 다루고 있고 너무 잘 정리해 놓아서 약간은 놀랍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북에 편중되다보니 주제가 한정된 것 같아 아쉽기는 하지만, 내년에도 유사한 패턴으로 지속적으로 책읽기를 하려고 한다. 그것이 내 생활의 패턴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그리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생각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겠다.

Book, Life

리디북스에서 헬로월드 시리즈를 구매해서 읽고 있다. 일년에 5천원의 돈을 내고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드는 기획 중의 하나다. 웬만하면 이 시리즈로 새롭게 나오는 책들을 다 읽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윤동주>와 <슈퍼히어로 전성시대>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슈퍼히어로 전성시대>의 내용에 실려 있는 마블 코믹스 같은 것은 내가 관심을 갖던 분야가 아니어서 그냥 심심하게 읽어내려갔지만,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슈퍼히어로들이 더 이상 선을 지키는 용사 같은 존재가 아니라 결점과 단점을 지닌 개성있는 존재들로 그려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누구나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하곤 하지만, 사실 세상을 구한 영웅조차도 그냥 평범한 잘못과 실수를 저지르는 나같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게 70년대 슈퍼히어로와 지금 시대의 슈퍼히어로가 갖는 차이이다. 더 이상 천편일률적이고 전형적인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어떤 한 면에서는 영웅적이지만 나머지 많은 부분에서는 한없이 찌질한 사람들이 만화이건 영화이건 소설이건 주인공을 차지하고 있고 그것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다.

일제시대를 온 몸으로 살았던 윤동주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독립 운동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수 많은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본 그였을테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신앙과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창씨개명을 받아들이고 일본으로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가는 것이었다.  내가 살아내야 하는 삶의 모습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모습 사이의 커다란 간격은 그것을 정직하게 바라볼수록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내게 윤동주가 자신의 시 속에 표현했던 그 부끄러움이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인 듯 하다.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전제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명확하다. 이 땅의 어두운 곳, 소외받은 곳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삶을 나누는 일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내 생각이 관념적인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제적인 차원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해 주는 아름다운 거울이다. 문익환 목사, 장기려 박사, 김교신 선생, 문정현 신부, 그리고 이름 없이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나는 어떤 삶이 가치있는 삶인지 알면서도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는 비겁한 면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긴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을 이미 살아내고 있는 분들을 보면서 그들의 뒤를 따르기 보다는, 그분들에게조차 너무나 평범하고 너무나 연약한 모습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안위하는 비겁함은 그 생각이 사실이든 아니든간에 더욱더 비겁한 일이다. 이런 비겁함 때문에 스스로가 부끄럽다. 그리고 그런 부끄러움을 시로 승화시켜낸 윤동주는 29세의 젊은 나이에 일본의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는 찬란한 별이 되었다. 그가 자신의 동기였던 문익환 목사만큼이나 오랜 삶을 살았다면, 그에게도 수많은 영욕의 굴레가 씌워졌겠지. 그리고 이런 생각이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위로하는 비겁한 변명이 되어 주었겠지… 윤동주의 시는 이런 내 마음을 너무나 부끄럽게 노래하고 있다.

Book, Life

2015년이 지나고 2016년을 맞이하게 된다. 많은 일이 있었던 지난해였지만, 무엇보다도 큰 일이라면 역시나 직장을 옮긴 일일 것이다. 작년 이맘때는 지금 다니는 직장에 다니게 될 것이라고는 정말 조금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참으로 다이나믹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갈수록 더욱 깊이 느끼게 되는 것은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결국은 비슷비슷하고 정말 새로운 것이란 잘 없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하는 고민이 나만의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고민임을 알게 되는 것만큼 경험할 때마다 새로운 일이 없는 듯 하다.

그래서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경험해 봐야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이 사람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 것이 고민하는 순간 답을 주는 것도 아니며, 모든 책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많이 읽는 것만큼 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도 드물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책을 읽으며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를 알아보는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시간을 투자한 것에 대한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6년에 ‘1년에 50권 책 읽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 그 목표를 세웠던 해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지난해에는 특별한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70여권의 책을 읽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열심히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기에 정확하게 세어볼 수는 없었다. 올해에도 많은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리디북스에서 네 번에 걸친 이벤트에서 얻게된 책이 거의 1000권에 다다른다. 물론 읽어본 책도 많이 있지만 읽어보지 않은 책이 더 많은 것 같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날이 꽤 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에 비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는 더 늘어났기 때문에 이 책들 중에 상당수를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본다.

중학교 시절에 세웠던 인생의 목표인 ‘교양있는 사람이 되자’라는 목표는 40이 넘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 목표인 것 같다. 그래도 10대에 생각했던 내 삶과 지금 40대가 되어 생각하고 있는 내 삶이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기도 하다. 강명식은 ‘그 때까지 미련하게 보일지라도 10년을 하루같이 황소 걸음으로 걸어간다면…’이라고 노래했지만, 나는 대략 30년 정도를 그렇게 걸어온 것 같다. 앞으로도 수십년을 그렇게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그곳, 그곳에 더 가까워 있겠지…’.

왠지 조금은 더 감상적이 되는 2016년의 둘째날 저녁이다.

Life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면서, 미디어들과 SNS에서는 많은 분노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다른 선수는 물론이고 김연아의 연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만한 부분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스포츠 경기 결과에 대해 (특히 신문이나 미디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데 대하여 조금은 불편한 생각이 든다. 김연아가 훌륭한 선수인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고, 그녀가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지만,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시끄럽게 떠들어야 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내가 잘 아는 일에 대해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잘 모르는 일에 대해서까지 손쉽게 분노하고 손쉽게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서다.

쉽게 분노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은 좋은 행태가 아니다. 모든 일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기 마련이고, 최소한 양자의 입장을 균형있게 고려해 본 이후에 스스로의 생각을 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쉽게 분노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쉽게 이용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최소한 나는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느냐내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깊이 생각해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 더 신뢰하지는 않고 싶다.

Computer, Life, Music

  • 지난 블로그 포스팅이 2012년 11월이었으니까 이제 약 5개월이 지났다.

  • 2012년 10월에, 나는 직장을 옮겼고 셋째 아들이 태어났다.

  • 직장을 멀리 옮긴 덕분에 출근 시간은 약 70분, 퇴근 시간은 약 90분이 걸린다. 자가용을 운전하고 다니지 않으니 이 시간의 대부분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내게 되고, 이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팟캐스트를 듣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신을 그냥 편안하게 두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래봐야 또 뭔가를 읽거나 들으려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곤 하지만…

  • 쓰기 시작한지 18개월이 지나가는 아이폰 4는 이제 볼륨 조절을 제외한 두 개의 버튼이 다 잘 안 눌린다. 리퍼를 받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사설 수리업체에 맡기기는 돈이 아깝다보니 그냥저냥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홈 버튼은 아예 안 눌리는 것은 아니니 마음을 조금만 더 느긋하게 먹으면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SKT에서 착한 기변이라는걸 내놓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대상이 아니어서 기기를 바꾸려면 좀 시간이 더 걸릴 듯 하다. 아이폰 6가 아이폰 5에 비해 크게 나아진 점이 없이 아이폰 5S 수준으로 나오게 된다면 그냥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 4를 고쳐서 쓸 생각이다.

  • 쓰기 시작한지 약 6개월 쯤 되어가는 아이패드 3 (이른바 구 뉴 아이패드) 덕분에 재미있는 것을 많이 해 볼 수 있었다.

    • SampleTank, iGrand Piano for iPad, iLectric Piano for iPad, 그리고 StrandOrgan 등 네 개의 앱은 매 주마다 교회에서 약 6개월간 메인 건반 음원 역할을 해 주었다. iRig Midi와 이 앱들을 사용하면 오래된 커즈와일 SP88X가 다양한 소리를 내는 멋진 최신 신디사이저로 변신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사진이 바로 이 조합이다) 이제는 Korg의 최신 Workstation인 Krome을 구입한 덕분에 이 조합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긴 했지만, 최소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있어서만큼은 StrandOrgan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익숙해지면 Krome의 소리도 나쁠 건 없고, 듣는 사람들도 그렇게 따지지 않으니 굳이 서스테인 페달 지원이 안되는 StrandOrgan을 쓰지는 않고 있지만).

    • StructureMateMetamolecular의 Rich Apodaca가 개발한 ChemWriter 기반의 아이패드용 SDF viewer이다. 파일을 여는 방식이 오직 이메일 전송 뿐인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5천개 이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파일도 빠르게 열어주기 때문에 꽤 쓸만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앱은 작은 크기의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로 화학 구조를 빠르게 볼 수 있는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앱이기는 하다.

    • Papers for iPad가 나의 현재 문헌 관리 메인 툴이 되었다. 맥이나 윈도우용 Papers는 아직 구매하지 않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지는 않아서 일단은 참고 있는 중. 자주 봐야 하거나 어노테이션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에는 PDF Expert로 옮겨서 본다. 이럴 때 UPAD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UPAD는 그냥 노트 용도로만 사용 중.

  • 몇 주 전에 펀샵에서 버티컬 마우스 하나를 샀다. 충전형이고 무선인데, 손목을 많이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사실 좋은 마우스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오래 전에는 펜 마우스 같은 것도 써보고 했는데, 지금까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마우스는 로지텍의 V470이었고, 지금 쓰고 있는 녀석이 그것보다 조금 더 낫게 느껴진다. 물론 V470이 블루투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랩탑에서는 더 좋은 특징이기는 하다.

Life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장의 제일 큰 역할은 가족들을 먹여살리는 것이다”라는 (김훈의) 천박한 선언 앞에서 “맞아, 그거야”라고 수긍하고 넘어갈 수 없었기에 가장이 해야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가장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위해주는 남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은 가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따뜻한 곳인지를 배우게 된다.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 그래서 한 몸으로 맺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생성된 가정이라는 곳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되어야 한다. 자녀들은 ‘한 여자(혹은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희생과 아픔을 참아내야 하는 것인지, 그러나 그를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치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모습은 ‘자녀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게 되는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집 나간 아내를 돈을 주고 데리고 오는 호세아의 모습, 집 나간 아들을 매일 집 밖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 아흔 아홉마리의 양을 두고 한 마리의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모습이 아버지와 겹쳐진다면 그야말로 가장 훌륭한 방식으로 하나님을 설명해 주는 일이 될 것이다.

가정은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은 단지 서로를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인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가정마다 가지고 있는 목표나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본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삼위가 한 존재 안에서 아름답게 교제하며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신비처럼, 가정 역시 그렇게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되어지는 일이 아니기는 하지만, 최소한 이런 모습을 이루기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가치있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정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 소중한 일이어서, 가정을 위해 할애할 여유와 시간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소중한 일을 이루기 위해 가족 구성원의 도움과 지지’가 얼마나 큰 힘과 용기가 될지를 상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도움과 지지를 확보하는 일은 ‘귀찮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다. 설사 결과적으로는 실패하더라도, 가족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가정에 대해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Computer, Life

국정홍보처가 없어진 이후(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문화체육관광부에 통폐합)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무회의 브리핑 자료를 보내주고 있다. 메일 서비스를 받기는 하지만 사실 첨부된 파일에 담긴 자세한 내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읽어본 적은 거의 없고, 그냥 제목만 읽어보는 수준이었다.

국무회의 브리핑 2009-08-11

지난 8월 11일에 메일을 받았을 때 병역법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길래 (몇 년만에!) ‘자세히 보기’ 링크를 클릭해 보았는데, 이게 hwp 파일에 직접 링크가 걸려 있었다. 맥에서 hwp 파일의 내용을 보는 것은 매우 짜증이 나는 일이기 때문에 읽는 것을 포기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게 꽤 화가 나는 것이다. 전 국민들에게 읽으라고 보내주는 메일인데, hwp 파일만을 준다는건 나같은 사람은 이 내용을 보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화가 증폭되었다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는… 쿨럭)

바로 민원을 넣었다. 국민신문고 사이트는 그래도 ActiveX 따위를 쓰거나 로그인을 하지 않더라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으로 인증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국민신문고 민원신청 내용

글을 올리고 나서 약 2시간 쯤 후에 아래와 같은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국민신문고 민원신청 결과

그냥 pdf 파일을 함께 보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아래아한글 + Acrobat 한 카피만 있으면 해결되는 일이니 가장 간단하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8월 18일자로 도착한 국무회의 브리핑 자료는 아래와 같이 hwp 파일과 pdf 파일의 링크를 모두 제공하고 있었다.

국무회의 브리핑 2009-08-18

아래아한글(의 문서포맷)에 대한 내 생각은 2년 전에 올린 ODF와 HWP, 구글과 네이버라는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아래아한글이 없이는 hwp 파일을 편집할 수 없고, 그래서 정부에 제안서와 같은 종류의 문서를 제출할 수 없는 현상은 여전하지만, 최소한 국민에게 전달되는 홍보 내용을 읽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글과컴퓨터가 의미있는 아래아한글뷰어 프로그램을 공개해주지 않는 한) pdf 파일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국무회의 브리핑은 하나의 예일 뿐이지만, 이런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조금씩이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수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바꾸어 나가는 것도 나름대로 중요한 일이니까.

정부가 제공하는 문서들을 hwp 뿐만 아니라 pdf로도 제공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를 함으로서, 문서의 변경 및 작성이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라도 최소한 읽기 전용 문서들에 대해서는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첨언. 사실 pdf가 가장 좋은 대안은 아니다. 일반 텍스트 정보를 담고 있지 않는 한 자유로운 열람이라는 부분에서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정부가 배포하는 모든 문서는 일반 텍스트 정보를 담고 있는 txt, html 또는 odf와 같은 형식으로 배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pdf가 이전의 방법들에 비해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