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블로그 포스팅이 2012년 11월이었으니까 이제 약 5개월이 지났다.
2012년 10월에, 나는 직장을 옮겼고 셋째 아들이 태어났다.
직장을 멀리 옮긴 덕분에 출근 시간은 약 70분, 퇴근 시간은 약 90분이 걸린다. 자가용을 운전하고 다니지 않으니 이 시간의 대부분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내게 되고, 이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팟캐스트를 듣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신을 그냥 편안하게 두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래봐야 또 뭔가를 읽거나 들으려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곤 하지만…
쓰기 시작한지 18개월이 지나가는 아이폰 4는 이제 볼륨 조절을 제외한 두 개의 버튼이 다 잘 안 눌린다. 리퍼를 받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사설 수리업체에 맡기기는 돈이 아깝다보니 그냥저냥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홈 버튼은 아예 안 눌리는 것은 아니니 마음을 조금만 더 느긋하게 먹으면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SKT에서 착한 기변이라는걸 내놓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대상이 아니어서 기기를 바꾸려면 좀 시간이 더 걸릴 듯 하다. 아이폰 6가 아이폰 5에 비해 크게 나아진 점이 없이 아이폰 5S 수준으로 나오게 된다면 그냥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 4를 고쳐서 쓸 생각이다.
쓰기 시작한지 약 6개월 쯤 되어가는 아이패드 3 (이른바 구 뉴 아이패드) 덕분에 재미있는 것을 많이 해 볼 수 있었다.
SampleTank, iGrand Piano for iPad, iLectric Piano for iPad, 그리고 StrandOrgan 등 네 개의 앱은 매 주마다 교회에서 약 6개월간 메인 건반 음원 역할을 해 주었다. iRig Midi와 이 앱들을 사용하면 오래된 커즈와일 SP88X가 다양한 소리를 내는 멋진 최신 신디사이저로 변신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사진이 바로 이 조합이다) 이제는 Korg의 최신 Workstation인 Krome을 구입한 덕분에 이 조합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긴 했지만, 최소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있어서만큼은 StrandOrgan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익숙해지면 Krome의 소리도 나쁠 건 없고, 듣는 사람들도 그렇게 따지지 않으니 굳이 서스테인 페달 지원이 안되는 StrandOrgan을 쓰지는 않고 있지만).
StructureMate는 Metamolecular의 Rich Apodaca가 개발한 ChemWriter 기반의 아이패드용 SDF viewer이다. 파일을 여는 방식이 오직 이메일 전송 뿐인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5천개 이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파일도 빠르게 열어주기 때문에 꽤 쓸만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앱은 작은 크기의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로 화학 구조를 빠르게 볼 수 있는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앱이기는 하다.
Papers for iPad가 나의 현재 문헌 관리 메인 툴이 되었다. 맥이나 윈도우용 Papers는 아직 구매하지 않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많이 쓰게 될 것 같지는 않아서 일단은 참고 있는 중. 자주 봐야 하거나 어노테이션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에는 PDF Expert로 옮겨서 본다. 이럴 때 UPAD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UPAD는 그냥 노트 용도로만 사용 중.
몇 주 전에 펀샵에서 버티컬 마우스 하나를 샀다. 충전형이고 무선인데, 손목을 많이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사실 좋은 마우스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오래 전에는 펜 마우스 같은 것도 써보고 했는데, 지금까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마우스는 로지텍의 V470이었고, 지금 쓰고 있는 녀석이 그것보다 조금 더 낫게 느껴진다. 물론 V470이 블루투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랩탑에서는 더 좋은 특징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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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pond 길잡이 2
- Lilypond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Lilypond 사용을 위한 준비
- 기본적인 악보 조판 > 이번 포스트
- 찬송가 악보 그리기
- 코드 있는 악보 그리기
- 좀더 예쁜 악보 만들기
기본적인 악보 조판
이미 LilyPondTool을 설치한 상태라면 쉽게 악보를 만들 수 있다. jedit의 메뉴에서 Plugins > LilyPondTool > Score > Score Setup Wizard… 를 선택한다. 그러면 다음 그림과 같은 창이 새롭게 나타난다.

이제 원하는 정보들을 하나씩 채워넣으면 된다. 기본적인 보컬 악보를 그리려고 한다면 제목, 작곡가, 작사가 정도의 정보를 넣으면 될 것이다.

두번째 뜨는 창에서는 어떤 시스템의 악보를 그리는지를 선택할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Vocals > Voice (with lyrics)를 누른 후에 Add 버튼을 눌러서 맨 오른쪽 영역에 Voice (with lyrics)가 보이게 하자.

Next를 누르면 이번에는 조성과 박자를 선택할 수 있다. 필요에 맞게 선택 후에는 가사를 넣을 것인지, 가사는 몇 절까지 넣을 것인지, 그리고 코드 이름을 넣을 것인지를 선택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자잘한 정보들을 넣어주면 드디어 finish 버튼이 보인다.

이제 finish 버튼을 눌러주면 아래 그림과 같이 lilypond script가 들어있는 창이 열릴 것이다.

이 텍스트 문서를 적절하게 편집한 후에 lilypond를 실행하면 pdf의 깔끔한 악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창에서 어떻게 문서를 편집해야 하는지 막막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파일을 적당히 수정하는 것이다. 그런 예제로 내가 편집했던 Emmanuel 악보를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소스 파일과 생성된 pdf 파일을 모두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 Created on Sat Dec 11 13:25:46 SGT 2010
\version "2.12.3"
\header {
title = \markup {
\fontsize #5
\override #'(font-name . "Nanum Brush Script") { "임마누엘" }}
subtitle = "Emmanuel"
composer = "Reuben Morgan"
%poet = "Stephen Ha"
tagline = ""
}
verseKor= \lyricmode {
\set stanza = #"1. "
거 룩 거 룩 경 배 드 리 네 왕 되 신 주 님
할 렐 루 야 내 맘 에 오 사 날 새 롭 게 해
임 마 누 엘 주 예 수 날 떠 나 지 않 네
선 한 목 자 날 떠 나 지 않 네 임 마 누 엘
거 룩 거 룩 전 능 의 주 주 밖 에 없 네
거 룩 거 룩 전 능 의 주 주 밖 에 없 네
_ 엘 임 마 누 엘 임 마 누 엘 임 마 누 엘
}
verseKorTwo = \lyricmode {
\set stanza = #"2. "
밤 하 늘 의 수 많 은 별 들 지 으 신 주 님
주 의 사 랑 나 를 부 르 네 주 를 따 르 리
}
staffVoice = \new Staff {
\override Staff.VerticalAxisGroup #'minimum-Y-extent = #'(-8 . 4)
\time 4/4
\key e \major
\clef treble
\relative c' {
\context Voice = "melodyVoi" {
\dynamicUp
r4 gis'8 gis gis4( gis8 fis16 e) | e4 e8 dis e4 gis | cis,2. cis8 dis | e4. fis8( fis) dis4. | \break
r4 gis8 gis gis4( gis8 fis16 e) | e4 e8 dis e4 gis | cis,2. cis8 dis | e4. fis8( fis) dis4. | \break
r8^\markup {
\translate #'(-2 . 1)
\musicglyph #"scripts.segno"
} a'8 a cis cis2 | r4 fis,8 b( b) gis4. | r8 a a gis a4 gis8 fis( | fis1) |
r8 a a cis( cis) cis4. | r8 fis, fis b gis4 e | cis2 r8. dis16 dis8. e16( | \bar "||" e8^\markup {
\translate #'(-1 . 3)
\italic "last time to "
\tiny \raise #1
\translate #'(0 . 3)
\musicglyph #"scripts.coda"
}
) e4.( e4) r4 |
\bar ":|" \break
r4 b'8 cis gis4 fis | r4 fis8 gis fis4 e | r4 b'8 cis gis4 fis | fis2( fis8) r4. |
r4 b8 cis gis4 fis | r4 fis8 gis fis4 e | r4 b'8 cis gis4 fis | fis2( fis8_\markup {
\italic \smaller "D.S. al Coda"
}
) r4. |
\bar "|:"
e8^\markup {
\translate #'(-2 . 1)
\musicglyph #"scripts.coda"
} e4. r8. fis16 fis8. gis16( | gis8) gis4. r8. dis16 dis8. e16( \bar ":|"| e8) e4. r8. fis16 fis8. gis16( | gis8) gis4.( gis2) |
}
\bar "|."
}
}
harmonies = \new ChordNames \chordmode {
\set majorSevenSymbol = \markup { maj7}
\set chordChanges = ##t
\override ChordName #'font-size = #-1
\override ChordName #'font-name = #"Arial"
e2. b4/dis | cis2.:m b4 | a1 | cis2:m b |
e2. b4/dis | cis2.:m b4 | a1 | cis2:m b |
fis1:m | b2/dis e/gis | a1 | b1 |
fis1:m | b2/dis e/gis | a2. b4 | cis2.:m (b4/dis) |
b2/dis cis:m | b a | b/dis cis:m | b a |
b2/dis cis:m | b a | b/dis cis:m | b1 |
cis2.:m b4/dis | e2. b4/dis | cis2.:m b4/dis | e1 |
}
\score {
<<
\harmonies
\staffVoice
\context Lyrics = "lmelodyVoi" \lyricmode { \lyricsto "melodyVoi" \verseKor }
\context Lyrics = "lmelodyVoiT" \lyricmode { \lyricsto "melodyVoi" \verseKorTwo }
>>
\midi {
}
\layout {
indent = 0\cm
\context {
\Score
\remove "Bar_number_engraver"
}
}
}
\paper {
myStaffSize = #26
#(define fonts
(make-pango-font-tree "NanumMyeongjo" "AppleGothic" "NanumGothicCoding" (/ myStaffSize 28)))
#(set-paper-size "b5")
}
Lilypond 길잡이 1
- Lilypond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Lilypond 사용을 위한 준비 > 이번 포스트
- 기본적인 악보 조판
- 찬송가 악보 그리기
- 코드 있는 악보 그리기
- 좀더 예쁜 악보 만들기
Lilypond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Lilypond는 전문 악보 조판 프로그램이다.
유사한 프로그램으로는 Encore, Finale, Sibelius 등이 있다. 여기 언급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우수한 조판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고 개발사에 의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꽤 비싼 편이어서 간단한 악보를 그리기 위해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비해 Lilypond는 완전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로서 악보 조판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사용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개선되고 있으면서 완전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일단 한 번 악보를 보는 것이 이해가 빠를테니 아래의 예제를 몇 개 보면 이 프로그램의 성능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의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Lilypond는 그렇게 친절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설치를 하고 나서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선지와 각종 버튼들이 눈에 보여서 마우스로 콩나물 머리를 끌어다 놓기만 하면 뭔가 그럴듯한 악보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에 비하면 정말 불친절하기 그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Lilypond가 초반에 학습 곡선이 가파르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도리어 눈에 보이는대로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에 비해 생산성은 더욱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한 페이지짜리 보컬 선율 악보를 그리는데 사용한다. 다시 말하면 복잡한 악보를 그리는 것은 잘 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복잡한 악보를 그리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테크닉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정도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오래 전에 많이 사용되던 프로그램 중에 Noteworthy Composer라는 것이 있다. 최소한 이 프로그램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를 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이트는 책읽기의 낙원이다. 이곳에서는 주로 TeX 관련 정보가 다루어지지만 가끔씩은 lilypond 등을 사용한 악보 조판에 대한 정보도 올라오니 반드시 RSS 등록을 해 두고 구독해야 하는 블로그이다.
사용을 위한 준비
Lilypond 설치
물론 제일 중요한건 Lilypond 자체를 설치하는 것이다. 설치라고 할 것도 없는게, 그냥 홈페이지 가서 적당한 설치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후 실행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 (2012년 8월 10일) 최신 버전은 stable이 2.14.2, unstable이 2.15.42이다. 어느 것을 설치해도 작동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둘의 차이를 잘 모르겠으면 그냥 안전하게 stable 버전을 설치하면 된다. (보통 stable 버전은 이름 그대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버전이고, unstable은 최신 기능을 먼저 집어넣는 버전이다. 대체로 마이너 버전 번호가 짝수이면 stable, 홀수이면 unstable이며 unstable 브랜치에서 충분히 테스트가 되면 다음 stable 버전으로 출시가 되고, stable 버전 출시 이후에 새롭게 추가되거나 변경되는 기능들은 대체로 새로운 unstable 버전에서 다루어지게 된다.)
jedit 및 LilyPondTools 설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Lilypond는 꽤 불친절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는 만만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좋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생산성을 올리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도구는 실질적으로 단 한 개 뿐이다.
우선 jedit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시라.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프로그램은 자바로 만들어진 텍스트 편집기이다. 자바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윈도우는 물론 맥과 리눅스 모두에서 잘 돌아간다. 기능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며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이므로 이걸 설치하는 것은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 보증할 수 있다!
일단 jedit을 설치했으면 메뉴의 Plugins > Plugin Manager에서 LilyPondTools라는 플러그인을 찾아서 설치해 준다. 이것으로 예쁜 악보를 만들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이 환경에서 악보를 조판할 때는 아래 그림과 같은 환경에서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왼쪽에는 소스 편집 부분과 그 아래에 lilypond 아웃풋 출력 부분이 있고, 오른쪽에서는 생성된 pdf 파일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맥에서는 잘 동작하지 않지만) pdf 미리보기 창에서 악보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부분의 소스 코드로 바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소스의 수정이 매우 편리하다.
보통은 설치만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혹시라도 lilypond 실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jEdit의 Plugins > Plugin Options > LilyPondTool > Commands 창에서 (혹은 lilypond 툴바의 LilyPond > Development > Lilytool Options 를 선택해도 된다) lilypond 실행 파일의 위치가 제대로 입력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 보면 된다.
글꼴 설치하기
악보에 한글 가사를 넣어야 한다면 당연히 예쁜 한글 글꼴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글 글꼴에 관한 한 그냥 네이버의 나눔 글꼴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속 편하고 좋은 방법일 것이다. 네이버 한글 사이트에 가서 나눔 글꼴을 받고 설치를 해 두기만 하면 된다. 맥이건 윈도우이건 리눅스이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냥 시스템 상에서 나눔 글꼴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기만 하면 된다.
Turandot 음반 감상기 – 닐손/스테파노/프라이스/61년 빈 실황
바로 이 음반.
닐손의 투란도트와 디 스테파노의 칼라프라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조합. 게다가 레온타인 프라이스의 류를 들을 수 있다. 지휘는 Molinari-Pradelli가 맡았는데, 이 지휘자가 카라얀이나 세라핀 같은 특급 지휘자는 아니지만 5-60년대의 시대를 풍미하던 많은 가수들을 데리고 많은 음반을 남긴 것을 보면 오페라에 있어 특별한 실력을 발휘하던 지휘자임은 분명하다. (10년 전 페라하에서 활동하던 당시에 나를 포함한 많은 동호회 회원들에게 이 지휘자는 Erede나 Votto 같은 지휘자와 함께 “훌륭한 가수들을 등용하여 평범한 레코딩을 남긴 지휘자” 중의 하나로 평가받곤 했는데, 지금은 사실 그렇게 저평가될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정도의 진용에 빈 슈타츠오퍼라면 매우 훌륭한 진용이 아닐 수 없다.
레온타인 프라이스의 류는 여러 명의 류 중에서도 단연 상위에 놓을 수 있을만큼 훌륭하기 그지없다. 메트 실황 영상의 레오나 미첼과 더불어 가장 류 다운 노래를 불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
디 스테파노의 칼라프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보인다. 실황 녹음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음반에서 스테파노는 등장 순간부터 상당히 강하게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 낭랑한 (전형적인 리릭 테너의) 목소리로 50년대 칼라스와 함께 기적적인 레코딩들을 여럿 남기고, 60년대에 드라마틱 테너로 전향을 하는 중간기라고도 볼 수 있는 61년도의 레코딩이기도 하고, 칼라프가 워낙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야 하는 어려운 역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출중한 결과물을 남긴 스테파노인만큼 전반적으로는 칼라프 역시 열정적으로 잘 소화해 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스테파노의 최대 약점은 고음 영역에서 공명되지 않은 소리를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부른다는 점인데 (이 부분에 대해 파바로티는, 자신이 스테파노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에게 ‘이런 식으로 노래를 부르다가는 오래 노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충고를 했다고 한다), 칼라프를 부를 때 고음은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해야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만큼 풍성하고 강력한 고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분명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투란도트 전체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수수께끼는 셋, 삶은 하나” 부분에서 그의 하이 C는 사실 좀 듣기 괴로울 정도이다. 코렐리나 파바로티의 작렬하는 짜릿한 하이 C가 그리워진다. 그러나, 전반적인 면에서 스테파노는 대단히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으므로, 그의 고음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도밍고의 삑사리도 용서받지 않았는가!) 이 음반을 듣고 매우 만족할 것이 틀림없다.
사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스테파노와 가장 많이 비교하게 된 가수는 바로 호세 카레라스이다. 카레라스는 한때 “스테파노의 재래”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니, 두 가수는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클래식의 리뷰에서 황지원씨는 카레라스를 “신비한 면을 가진 칼라프 왕자로서 제격”이라는 평가를 한 적이 있다. 이 음반의 스테파노는 이런 면에서 보면 “신비함” 보다는 “열정”을 떠올리게 되는 연주를 해 주고 있으며, 카레라스의 진지함이 음반 쪽에 더 어울린다면 스테파노의 열정은 연주회장을 뜨겁게 달굴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음반의 백미는 타이틀롤을 맡은 비르지트 닐손이다. 그녀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투란도트로 알려져 있지만, 최소한 내게는 그녀의 다른 음반들에서의 노래가 그 정도로 뛰어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 음반에서의 닐손은 다른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투란도트들 (심지어 자신의 다른 녹음들)을 간단하게 뛰어넘는다. 첫 등장에서부터 그녀의 소리는 간단하게 모든 극장을 채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마치 “이제 이 오페라가 시작됩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고음에서의 충만한 기백은 말할 것도 없고, 저음에서조차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실황에서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잉게 보르크, 조운 서덜랜드, 카티아 리치아렐리, 몽세라 카바예, 에바 마튼 등 투란도트로서 뛰어난 녹음을 남겼거나 좋은 실황 영상물을 남겼던 어느 소프라노도 이렇게 완벽한 투란도트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한 목소리 하는 레온타인 프라이스마저 그녀와 함께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그저 불쌍한 노예일 뿐이다.
이 음반의 맨 뒷편에는 스테파노의 아리아가 몇 개 실려 있다. 이 음반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구매의 포인트는 역시 스테파노라는 뜻일게다. 스테파노의 칼라프는 이 음반을 포함하여 둘 뿐인데, 나머지 하나는 AM 라디오를 훌륭한 음질로 생각하게 해 주는 극악의 음질로 유명한 만큼 이 음반의 홍보 포인트는 스테파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음반을 모두 듣고 난 후에는 생각이 확 바뀌게 될 것이다. 이 음반의 진정한 주인공은 (그래야 하는 대로) 바로 투란도트 역의 비르지트 닐손이기 때문이다. 닐손 이후 많은 가수들이 이 역에 도전해 왔고 일부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과연 이 음반에서 보여준 닐손의 모습을 능가할 수 있는, 아니 이와 비슷한 정도의 성과만이라도 거둘 수 있는 가수가 나올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불을 낸 오페라 가수
연기 몰입해 100억대 화재…예술의전당 불낸 교수 기소
오페라 공연 중에 실수로 불을 낸 신동호 교수가 불구속 기소되었다는 소식이다. 오페라 라보엠 1막에서 로돌포가 자신의 시집을 태워 불을 피우는 장면에서 성냥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벽난로 투입구에 넣는 바람에 불을 내게 되었고, 100억원이 넘는 수리비가 들었다는 내용이다. 오페라 가수가 오페라 안에서 연기를 하다가 불을 낸 사건이 이전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수를 불구속 기소하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인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불을 낸 과실이 반드시 가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고, 공연을 담당하여 안전을 책임지는 책임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한다는 것은 분명 지나친 일일 것이다.
사실 신동호 교수에 대해서는 오래된 기억이 있다. 도니제티의 <라 파보리타>가 국내에서 처음 공연되었을 때 주인공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신동호 교수였다. 그 공연은 특이하게도 한국어로 번역되어 불려졌는데, 워낙 오래 전의 일이라 그 공연이 프랑스어판의 번역인지 이탈리아어의 번역인지 알 수 없고, 그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Spirito gentil”이 어떻게 불려졌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제대로 공연을 하면 거의 네 시간이 걸리는 이 오페라를 생략없이 공연을 했었는지, 거의 묘기 수준인 이 오페라의 나머지 주인공들은 어떤 가수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신동호 교수의 노래만큼은 그 이지적인 목소리 때문에 지금도 기억난다.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게 되는 뉴스가 이런 불행한 뉴스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Xmini Capsule Rechargeable Speaker 사용기
Xmini 캡슐 스피커를 비행기 기내 면세품으로 구입했다.
최근에 운전을 할 일이 좀 생기다보니 아이팟에 있는 음악이나 팟캐스트들을 차 안에서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저렴하고 소리 크게 잘 나는 휴대용 스피커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것저것 살펴보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휴대용 스피커들은 대부분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무전원인 경우가 많이 있었다. 즉, 기기 자체의 출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는 차에서 뭔가를 들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를 할 수가 없는 일이다. 결국, 충전이 가능한 휴대용 액티브 스피커를 사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이 필요 조건을 만족하는 스피커를 찾지 못하던 중, 중국 출장을 가는 비행기 내에서 비행기 기내 면세품으로만 판매가 된다는 Xmini 캡슐 스피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비행기에서는 약 4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무려 $70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이쯤 되면 사용자 리뷰를 찾아보는 것이 순서일 터. 중국 호텔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 하에서 열심히 사용자들의 평가를 찾아보았다. 어느 정도 판매가 되는 물건이라면 분명 어딘가에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검색 엔진으로도 해 보고, twitter에 질문을 올려보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된 단 한 개의 사용자 리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지금 쓰는 포스팅이 아마 처음이자 유일한 사용자 리뷰일 것으로 생각된다.)
고민 끝에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걸 구매하고 말았다.
물건을 받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와! 정말 작다!’ 박스를 쿨하게 비행기에서 버린 덕분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정말 작았다. 보통 반지를 넣는 반지 케이스보다 조금 큰 정도라고 할까? 그림으로 보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작은 크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 테스트를 해 볼 수는 없었고, 이후로도 실제 사용은 며칠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그런데!!!
이걸로 음악을 틀어보니 소리가 장난이 아닌거다. 이 정도의 크기에 이 정도의 소리를 내 줄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차 안에서 틀었을 때, 그야말로 차 안을 가득 채우는 (약간 과장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펙 상으로는 완충 후 약 5 시간 정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사용 시간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고, 그냥 USB를 통해 충전을 하기 때문에 충전도 매우 쉽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는 케이블을 잃어버렸을 경우 별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케이블은 스피커 쪽에는 미니 USB를 꽂도록 되어 있고, 반대편은 스테레오 잭과 충전용 USB가 있다. 이 케이블을 잃어버린다면 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35(!) 주고 해외 구매를 해야 한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차에서 뿐만 아니라 요즘은 집 안에서도 이 스피커를 이용해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곤 한다. 아이팟을 5세대 비디오팟에서 아이팟 터치 2세대로 바꾼 이후에 이전에 쓰던 짝퉁 유니버설 독을 쓰지 못하게 된 관계로 터치를 오디오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 버렸는데, 이제는 이 스피커를 이용해서 듣고 싶은 것들을 들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주로 음성 팟캐스트를 들을 때 쓰기 때문에 음질에 대한 걱정도 별로 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나같은 막귀에게는 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조차 나름 만족스럽게 들리는건, 액티브 스피커의 특징상 휴대용 MP3같은 특성에 잘 맞춰서 셋팅을 해 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래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제품은 내 모든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는, 필요에 딱 맞는 물건이었다. 작은 크기의 충전형 휴대용 스피커가 필요한 분이라면 기내에서 이 제품을 구입해 보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음반평] 익숙함과 새로움

예배인도자컨퍼런스 2007 음반을 들었다. 대부분의 곡들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곡이었고, 이미 어노인팅 시리즈를 통해 찬양 인도를 해 왔던 강명식, 박철순, 이길우, 김영진 등 익숙한 분들이 찬양 인도를 맡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가요와 CCM의 음악적인 수준에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도리어 많은 경우에, 예산을 충분히 들여서 만들 수 없는 가수들의 음반보다는 도리어 CCM 음반들이 음악적 수준이 높다. 이 음반 역시 세션의 음악적 수준은 매우 높아서, 심지어는 미국의 워십 음반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아쉬움을 주던 녹음이나 믹싱같은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컬 부분, 그리고 음악적 아이디어의 다양성이다. 이 음반을 들을 때 (합법적으로 입수한) wma 파일을 aac로 인코딩하여 iPod에서 들었는데, 그러다보니 CD 번호가 매겨지지 않아서 CD1과 CD2의 음악이 뒤섞여 있는채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CD1과 CD2의 앞부분에 있는 찬양들은 모든 부분에서 유사하지만, 음악적인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강명식씨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찬양 인도라는 것이 음악적인 재능을 자랑하는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화되어 사람들에게 들려질 것이라고 한다면 음악적으로 뭔가 새로운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곡들이 그리 새롭지 않은, 이미 익숙한 곡들이라고 할 때, 그런 익숙함에 편승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새 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시편의 말씀에 더 어울리는 것이리라. 내가 강명식의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어노인팅 음반 중에서 5집이 가장 좋았고, 그 음반 중에서 내 슬픔 변해 한 곡을 제외하면 모든 곡이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도 역시 강명식씨가 인도하는 CD1의 여섯번째 곡까지는 감탄과 전율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라면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할까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다.
나머지 곡들 역시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매우 잘 만들어졌고, 내가 만약 현장에 있었다면 매우 은혜롭게 느꼈을 것 같다고 생각되지만, 음반으로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평이했고 굳이 끝까지 들어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다 들었다.)
익숙한 음악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어렵다. 요즘 가요계에서는 많은 가수들이 이른바 리메이크 음반을 내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발라드를 단순한 보사노바로 만드는 것 이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그래서 잘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음반에서는 단순한 코드의 노래들에 재즈 풍의 화음을 넣음으로서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있는데, 실제 교회에서 연주되고 불려지는 노래들이 매우 단순한 코드 진행과 리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아이디어와 연주 기법은 열심히 연습해둘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벅스뮤직 무제한 다운로드 다시 풀리다!
벅스 뮤직의 무제한 다운로드 요금제가 지난 2007년 4월 폐지된지 거의 1년만에 다시 풀렸다. 물론, 이 때는 무제한 다운로드보다는 DRM-free MP3라는데 방점이 찍혀 있기는 했지만…
지 난번에 많은 음악들을 다운받고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터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현재 다운로드 가능한 음악의 목록을 좀 봤는데, 요즘 몇몇 잡지에서 이름을 봤던 요나스 카우프만의 음반이 올라와 있는걸 보고, 어차피 이 CD 한 장 사도 만원은 넘는다는 생각으로 1달 결제를 했다. 그리고는 몇 음반들을 다운받았다.
어차피 MP3 플레이어라고는 iPod 밖에 없는 만큼 제대로 들으려면 DRM을 벗기는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일단은 다운로드 받은 파일들을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로 감상해 봤다. 그런데 이런…
매 곡을 재생할 때마다 벅스뮤직 로그인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벅스뮤직의 자체 재생기를 쓰면 이렇지는 않겠지만, 미디어 플레이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매 곡마다 로그인을 요구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는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한 시간동안 5분짜리 트랙 열 두개를 들으려면 5분마다 한 번씩 로그인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한 번 로그인하고 나면 또 안물어보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도대체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이놈의 DRM이라는 것은 언제 없어진다는 말이냐!
주찬양 11집
이 음반이 1994년에 나왔으니 이제 14년이 지난 셈이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을 지배하며 한국의 CCM을 이끌었던 단체가 바로 주찬양선교단이다. 이 시기에 중등부에서 청년부 사이의 시절을 거친 사람이라면 최덕신과 주찬양선교단을 모를 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은 막대했다.
내가 다니던 오류중학교에서 음악선생님으로 계셨던 노희영 선생님이 주찬양선교단 초기 멤버였고, 최덕신씨가 근처의 교회 출신이라는 점이 더욱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나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은 주찬양선교단의 음악과 함께 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음반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구입을 해서 누구보다 먼저 외워버리려고 노력을 했다. 기타를 배우면서 최덕신 음악의 코드 진행을 끊임없이 연마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무엇보다 새로웠고 신선했다.
그런데 그의 음반을 듣지 않게 된게 8집부터였던 것 같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찬양선교단의 음반을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음악을 듣기는 했었는데, 10집과 11집은 전혀 들어보지도 않았었다. 이 두 음반이 나올 때 쯤에는 나름대로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골고루 들을 수 있는 환경이었고, 외국 CCM에 대한 관심도 많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주찬양 10집과 11집을 10년도 더 지난 이제서야 들었다. 그 사이 주찬양선교단은 리더인 최덕신 형제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고, 이 마지막 시기에 그 일원이었던 김명식, 강명식 등의 사역자들은 현재 최고의 위치를 구가하고 있다.
10집을 들으면서는 최덕신 형제의 사건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었는데, 11집에서는 그런 마음이 풀리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음반을 다 듣고 나서 든 생각은, 최덕신씨가 어쩌면 한국의 Tom Fettke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것이었다. 그의 음악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었다면 분명 그런 위치에 올 수 있었을 것 같다. 최소한 지금 한국에는 주찬양선교단이 추구하던 그런 종류의 음악을 하고 제공하는 사역자가 없다. 클래시컬 코러스와 CCM의 중간에 있는, 그렇지만 워십과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그런 음악 말이다. 내가 Tom Fettke의 음악을 들으며, 또 그가 만든 음반을 들으며 느끼는 필요성을 주찬양선교단 11집이 채워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이미 14년전에 중단되어 버렸다. 그것도 불미스러운 일로 말이다.
2007년에 출간된 새찬송가를 보면서 분명 최덕신/송명희 콤비의 찬양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었던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그들의 찬양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곡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된 사건이 더욱 안타깝고 아쉽게 느껴진다. 아티스트는 사라질지 몰라도 그들의 음악은 아직도 그렇게 남아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타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 향년 71세.
누가 뭐래도 그는 20세기 최고의 테너 가수였다. 그의 명성에 맞먹을 수 있는 성악가라면 카루소와 칼라스 정도가 있을 뿐, 다른 누구와도 비교가 어렵다.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음반들은 지금까지도 명작의 대열에 올라있다.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의 오페라 전곡은 물론이고 이탈리아 민요와 예술 가곡들도 최고의 경지였다. 그가 <연대의 아가씨>에서 연속되는 High C를 불러내면서 얻게된 별명인 King of the High C는 그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말 중의 하나이다.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찬란하게 뻗어나가는 그의 High C는 가히 절창이라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매니아들로부터 욕도 많이 먹었지만, 그가 오페라의 대중화에 있어서 크나큰 공헌을 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인 3 테너 공연은 물론이려니와 런던 하이드 파크 공연, 파바로티와 친구들 공연 등은 전 세계의 이벤트로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페라의 세계를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시절 (80년대 후반) CD 플레이어라는 기계를 접한 후에 처음으로 구매한 CD가 파바로티의 Primo Tenore였고, 이 음반은 지금까지도 주저없이 내가 산 CD 중 최고의 시디로 꼽을 수 있다. 오로지 이 음반 한 장 만으로도 그는 최고의 테너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에 많은 성악가들의 타계 소식이 들려온다. 5,60년대 오페라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명인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떤고 있는데, 이제 파바로티가 타계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래도 카루소와는 달리 그의 찬란한 목소리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파바로티여,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