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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1) 버지니아에서의 첫날

워싱턴이 아니라 버지니아에서의 첫날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 여기가 워싱턴 DC의 외곽지역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버지니아주이니까.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CHI의 컨퍼런스(Drug Repositioning Summit, Compound Profiling & Chemgenomic Approaches)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온 첫날이 저물어가고 있다.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몇 가지의 아쉬운 점들이 벌써 느껴진다.

첫번째, 해외여행을 할 때는 간편한 실내화를 미리 준비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연구소에서도 항상 슬리퍼를 신고 있는 편인데, 아마도 발에 땀이 좀 나기 때문인 듯 하다. 긴 시간 비행을 할 때, 이 실내화가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호텔에는 당연히 실내화도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소한 이곳 Best Western Fairfax 호텔에는 실내화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두번째, 간단한 엽서작은 기념품 정도는 기본적으로 준비를 하고 다니는게 좋겠다. 이곳 Best Western Fairfax 호텔에서 프론트에 있는 직원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도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작은 기념품이나 그림엽서를 준비해 왔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최소한 미국에서는 차를 빌리는 것은 필수인 것 같다. 이제 도착한 첫날이지만 버스나 지하철로 다니겠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발길을 제한하는데다가 처음에 계획한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조차 지방에 내려가면 버스 타는 것이 꺼려지는데 하물며 외국일까. 곳곳에 가보고 싶은 곳이 널린 미국에서는 꼭 차를 렌트해야겠다. 렌트를 하려면 국제면허증을 받아두는 것 정도는 기본.

네번째, 움직이기 전에는 항상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얻었는지 확인해야 하겠다. 미리 조사한 정보들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대체로 인터넷으로 얻은 정보보다 자세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 이런 프린트물들을 인터넷으로 받아서 인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좀 자세한 지도 같은 것은 현지에 도착하면 최대한으로 얻어두고 비교를 해 봐서 가장 도움이 될만한 것을 선택한다.

이제 내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된다. 오늘은 시차 때문에 약간 고생하기는 했지만, 내일부터는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고, 사진 많이 찍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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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10월 8일부터 일주일 동안 컨퍼런스 참석차 필라델피아에 가게 되었다.

일단 호텔을 시내 한복판에 예약을 해 두었다. Club Quarters in Philadelphia. 나름 괜찮은 호텔이다. 근거지를 마련하고 나니 어떻게 구경을 다닐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오는 것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홈페이지에서 공연 정보를 확인했다.

만약 필라델피아에 일주일 먼저 가게 되었다면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와 미도리의 브리튼 그리고 드뷔시의 La Mer를 들을 수 있었다. 일주일 후였다면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하고 라이프 오베 안스네스가 피아노 협연하는 브람스와 시벨리우스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가는 주에는 토론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Peter Oundjian이 베토벤 교향곡 5번, 코리올란 서곡 등을 연주한다. 티켓 가격이 의외로 $80 정도면 가장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흥분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에센바흐나 안스네스까지 만날 수 있었다면 정말 더없는 행운이었을 것이다. 자꾸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인터넷만으로 예약을 할 수는 없는 듯 하다. 아무래도 표를 수령해야 하니까… 일단은 현지에 가서 남는 표를 구매하는 방법으로 해야 할 것 같다. 표가 남아 있어야 할텐데…)

FTA에 관한 생각

FTA 협정과 관련된 협상이 얼마전에 끝이 났다. 사실 FTA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고, 각각의 내용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는 것은 나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의 FTA에 대한 태도는 완전 찬성이 아니면 극렬 반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중요한 협상이니만큼 협상 내용을 다 공개해서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정확한 내용보다는 추측이나 옆 이야기를 가지고 진행을 해온 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FTA 체결이라는 문제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인만큼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냉정한 분석을 통해 의사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봤는데, 보면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대통령의 말대로, 협상단이 애국심도 능력도 없는 친미사대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정치적으로 하등의 도움될 것이 없는 FTA를 굳이 추진하려는 대통령의 의도 역시 진지하고 솔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정치적인 성향은, 한나라당은 일단 싫고, 그렇다고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는 않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은 뚜렷한 정치적인 색채를 가진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냥 그나마 이쪽이 낫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하고, 민노당이나 열린우리당 일부에서는 매우 강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 되면 지금까지 벌어지던 정치 상황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화되었다거나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공조를 하고 있다거나 이렇게 과대 해석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내 생각에 개방이라고 하는 대전제는 분명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농업 분야, 특히 쌀 부분에 대한 많은 반대가 있었고, 정부에서도 쌀 부분을 지켜냈다면서 좋아하고 있지만, 사실 쌀 문제로 홍역을 겪으면서 농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해온 것은 이미 우루과이라운드 때 부터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함없이 개방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마다 동일한 논리였다. 개방하면 죽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개방하면 죽는 상황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 심히 궁금하다. 한-칠레 FTA를 통해 한국의 포도 농사는 끝장이라고 떠들어댔었지만, 지금 보면 분명 그렇지 않다. 농업도 경쟁력을 길러야 하고, 그 경쟁력은 (토인비의 말대로 하면) 강한 도전에 직면에서 강하게 응전할 때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조금이나마 관련이 있는 제약업계를 놓고 보면 좀더 분명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업체들은 많은 경우에 복제약을 기반으로 영업을 해 왔고, 기술 개발이나 신약 연구 등에 있어서는 영세성을 면하지 못해왔다. 의사들한테 로비 잘 해서 안전하게 돈을 벌어왔다면, 이제 연구 역량을 키우고 근본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 임계 규모 이상의 규모를 지닌 대형 업체도 나와야 하고, 그런 회사를 통해 훌륭한 연구 결과도 나와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한국에서 제약산업은 무너지게 되고 말 것이다.

어쨌든, 언제쯤이면 한국에서 흑백논리에 의한 편가르기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서버 에러

토요일 새벽 4시경부터 오늘 정오 정도까지 약 30여시간 동안 서버가 죽어 있었다. 내가 호스팅을 받고 있는 "Site5":http://www.site5.com 의 leander 서버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드웨어 이상을 일으켰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백업 서버로부터 다시 모든 데이터를 복원하는데 무려 30여시간이 걸린 것이다. 첫번째 백업은 약 20시간만에 완료되었는데, 그 이후에는 디렉토리 구조만 복원이 되고 파일들은 하나도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결국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공지글에 따르면) 오늘 정오 정도였다.

모든 컴퓨터가 365일 24시간 살아있기는 힘들다. 그러나 "Site5":http://www.site5.com 에서는 "99.9% uptime 개런티":http://www.site5.com/support/guarantees.php 라는 것을 하고 있어서, 서버의 업타임 시간에 따라 서비스 요금의 일부 혹은 전부를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3시간 정도 다운이 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한달치 요금을 다시 적립해 준 바가 있다. 이번에는 30여시간이나 되는데, 규정상으로는 1개월치 요금을 돌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실제로 billing group 쪽에서 어떻게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미국 호스팅 회사다보니 아무래도 이럴 때 한국에 있는 호스팅 업체에 하는 것만큼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만약 한국에 "Ruby on Rails":http://www.rubyonrails.org 를 지원하면서 Site5의 절반만 되는 호스팅 업체가 있더라도 당장 호스팅을 옮겨버릴텐데…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 여행

올해 읽은 열 다섯번째 책은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 여행이다.

캐나다에서 미국을 거쳐 영국으로, 영국에서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으로, 결국은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의 세부적인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한국 청년이 이런 여행을 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군대와 영어.

이 두 가지가 아마 이런 젊은이의 특권을 빼앗아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