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보스트리지 – Great Handel

이안 보스트리지. 현존하는 최고의 테너 가수 중 한 명. 리트에서 시작하여 바로크, 모짜르트, 벤저민 브리튼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만큼이나 마른 체형과 큰 키, 27세에 취득한 박사학위 등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헨델 모음집을 냈다. 이미 바흐 아리아집을 낸 바 있고, 최근에 헨델 독창곡집이 여러 가수에 의해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는 예상된 수순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헨델 독창곡집이라면, 그것도 테너의 음반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메시아의 독창, 그리고 Ombra mai fu일 것이다.

어제 읽은 월간 코다의 리뷰에서는 “잘 알려진 곡에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나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메시아의 “Comfort ye”는 지나치게 느리게 표현되었고, “Ombra mai fu”는 평범했다. 베냐미노 질리가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Ombra mai fu”를 부르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보스트리지의 노래는 확실히 평범하다. 물론 테너에 맞게 조성을 높이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 마찬가지로 조성을 올리지 않고 노래한 카레라스의 노래와 비교해도 확실히 보스트리지의 노래는 평범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Ombra mai fu”라는 노래가 무슨 장대한 아리아도 아니고,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평범하게 불러주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음반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노래들은 “Acis and Galatea” 그리고 “Jephtha”에 나오는 노래들이다. “Acis and Galatea”는 전에 전곡반을 들은 적이 있지만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고, “Jephtha”는 아예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다. 보스트리지의 신중하고 섬세한 노래가 헨델의 화려함과는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나 꼼꼼하게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면 어떤 작곡가라도 싫어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미성과 꼼꼼함이라는 보스트리지의 미덕이 잘 살아나 있는 노래들이다.

이 음반을 기점으로 해서 보스트리지가 헨델의 여러 레파토리들에 도전하게 될지 모르겠다. 그의 “겨울여행”이 다른 가수들의 연주에서 느끼지 못했던 슈베르트의 매력을 알게 해 준 것처럼 그의 헨델 역시 새로운 무언가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아래 영상은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보스트리지의 이번 음반에 대한 인터뷰이다. 분명 영어인데 생각외로 정확히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