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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고르기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좋은 책을 읽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좋은 책을 고르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좋은 책은 어떤 책이고, 그런 좋은 책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이런 문제들이 다 그렇듯이 하나의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답이 제시될 수 밖에 없다.

좋은 책이란

사실 좋은 책을 정의하는 것보다는 ‘좋지 않은 책’을 정의하는 것이 훨씬 쉽다. 좋은 책보다는 좋지 않은 책이 훨씬 더 많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좋지 않은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재미없는 책
    재미없는 책은 좋지 않다. 왜냐면 다 읽기가 힘드니까. 아무리 책이 좋아도 내가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재미있는 책이 다 좋은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 될 가능성이 많겠지. 재미없는 책은 읽힐 가능성이 별로 없다.

  2. 거짓말 하는 책
    대놓고 거질말을 하는 책이 있으려니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많은 책들이 대놓고 거짓말을 한다.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알면서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책도 있다. 이런 책은 두 번 읽고 싶지 않은 부류의 책이다.

  3. 윽박지르는 책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듯 독자를 윽박지르는 책들이 있다. 보통은 한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쓴 책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 이런 책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만 할 뿐, 독자가 자신의 생각을 전개할 시간과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에 창조적 글 읽기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다. 사실, 이 경우는 저자의 책임도 있지만 독자의 책임 역시 크다고 볼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을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는 독자의 지적 수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이런 느낌을 받기 쉽다. 어쨌든 글을 쓰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겸손하고 여유있게 글을 써야 한다. (나는 그렇게 못쓰지만. 그래서 책을 못 내고 있다. 쩝…)

거꾸로 이야기하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재미있으면서 진실된, 그리고 겸손한 책이다.

실용적인 기준

그런데 문제는 좋은 책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읽어보기 전에 책이 좋은 책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기준.

  1. 페이지당 글자 수가 적은 책은 피한다.
    페이지당 글자 수가 적은 책이라… 내가 보기에 짧은 글을 쓰는 것은 긴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시를 쓰는 것이 산문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렵듯이 말이다. 짧은 글을 읽고 감동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그만큼 짧은 이야기에 깊이있는 진실을 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짧으면서 좋은 책들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아주 일반적으로 보면 짧은 책들은 별 내용이 없는 이야기를 그럴 듯 하게 포장해 두기만 한 경우가 많다.

  2. 짧은 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피한다.
    짧은 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 요즘 베스트셀러는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짧은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광고를 하거나 매체 노출 빈도를 높여서 책의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다. 특히 유명인들의 이름을 넣은 것은 더욱 이런 베스트셀러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읽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된다. 말하자면 스테디셀러와는 반대되는 개념이겠지. 물론, 이렇게 짧은 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에도 좋은 책들이 있다. 최근에 이른바 베스트셀러들을 좀 읽으면서 그 중에서도 좋은 책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사는 책이 좋은 책일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3. 잠언류의 책은 피한다.
    잠언류의 책이라면 ‘삶을 이렇게 살아라’ 식의 충고로 가득찬 책을 말한다. 이런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잠언, 그리고 전도서만으로도 충분하다. 해아래 새 것이 없나니…

  4. 생존한 인물의 자서전은 피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책을 피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그를 통해 배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번에 읽었던 칼리 피오리나의 자서전같은 경우에는 꽤나 많은 것을 얻게 된 근래 드물게 읽은 좋은 책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있는 한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거고, 한 인물에 대한 평가라는 것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후에 많은 관련 자료들이 발견되고,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게 일어난 다음이라면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겠지만, 보통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 사람이 말을 하는 것과 삶을 그렇게 사는 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므로, 책을 읽고 감동했다가 나중에 다시 큰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웬만하면 생존한 인물의 자서전은 읽지 않는다.

이런 기준으로 책을 고른다고 해도, 결국은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내가 산 책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해도 최근에 읽은 이 책은 내가 고르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데, 결국은 시간 낭비를 하게 만든 책이다.

결론

책을 고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소비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면, 많은 연습을 통해 점점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서, 가능한 한 좋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의 경험과 일치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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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물 세번째로 읽은 책은 역사 미셀러니 사전이라는 책이다.

역사 미셀러니 사전 책표지

사실 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쓸 말이 없다. 그다지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있었다고 말할 정도도 아니고. 유익한 정보들이 많다고 할 정도는 분명히 아닌데, 그렇다고 쓰레기같은 이야기만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가끔은 위트있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위트는 ‘피식’ 하는 헛웃음을 짓게 만든다. 사전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전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역사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지만 지은이가 말하는 역사라는 것이 내 머리 속에 들어있는 역사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알라딘에서 이 책에 대한 서평들을 읽어봤는데, 차라리 서평을 읽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이 책을 두고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역시나 별 하나에서부터 다섯개까지 다양하다. 씨없는 수박이라는 멋드러진 표현도 나타난다. 내가 별을 준다면 두개 반에서 세 개 정도 주고, ‘읽든 말든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짧은 평을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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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독서를 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약 20권이 넘는 책을 읽었고, 각 책을 읽을 때마다 블로그에 그에 관한 글을 남겼다.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을 읽은 느낌과 생각에 대해 글을 남겨두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올 한 해 동안 50권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는 지금 책을 읽는 속도로 봐서는 상반기 내에도 충분히 달성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동안 너무나 책을 읽지 않고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의 독서 욕구가 갑자기 폭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을 빠르게 읽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빠르게 읽기>는 정해진 시간 내에 일정한 권수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빠르게 읽기>라는 말을 사용할 때, 이것은 속독법 혹은 photo reading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속독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그냥 많이 읽다보면 남들과 좀 차이나게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된다. 비결같은거 없고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는 모른다. 그냥 빨리 읽을 뿐이다.)

<빠르게 읽기>의 장점

책의 가치를 빠르게 파악함

어렸을 때는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많이 읽기도 했거니와, 굉장히 빠르게 읽어냈었다. 책을 빨리 읽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책을 빠르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듯 하다. 빠르게 읽고 이 책이 과연 읽을만한 책인지를 알아볼 수 있고, 만약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빨리 포기할 수 있다. 이건 반드시 책의 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내게 맞는 내용인지, 혹은 지금 당장 필요한 내용인지 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그런 적이 많이 있지는 않지만, 빠르게 책을 읽다가 ‘아, 이 책은 잘못 선택했구나’ 하고 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꽤 있다.

책의 가치와 관련해서 빠르게 읽기의 가장 큰 효용성이라면 요즘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하고 요긴한 정보를 빠르게 선별해내는 능력에 있을 것이다. 갈수록 읽어야 할 것은 많아지고 그에 비례해서, 혹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쓸모없는 글도 많아진다. 출판이라는 것이 과거에 비해 점점 더 쉬워지고, 상업적인 성공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그만큼 저자의 공을 들여서 만든 좋은 책을 찾기도 쉽지 않게 된다. 최근에는 베스트셀러라는 것도 책의 내용이나 가치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각종 인터넷 서점의 서평마저도 이런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결국 책의 가치는 읽어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좋은 책들이 선택되지 못할 수 있다. (책의 선택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더 정리하기로 하자)

책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읽는 것은 당연히 정독이 아니라 속독이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이 배양되면 결국 인터넷 세계에 떠도는 (책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엄청난 양의) 글들을 읽고 취사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동일 시간에 여러번 읽을 수 있음

속독의 또다른 장점은 내용의 철저한 이해를 위해서는 속독이든 정독이든 어차피 여러번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정독을 한다고 해서 내용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속독을 통해 책을 여러번 읽는 편이 천천히 정독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여러번 느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교과서 같은 경우에도 교과서를 받자마자 두세번씩 읽어버리곤 했었다. 무슨 예습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재미로 읽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몇 번을 읽고 나면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 흐름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선행학습을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예습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책을 한참동안 많이 읽지 않으면서 책을 읽는 속도도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속독을 배워서 빠르게 읽은 것이 아니고 많이 읽으면서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빨라진 것이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지 않자 자연스럽게 속도도 느려진 것이었다. 이전에는 한 시간이면 한 권의 소설을 읽을 수 있었는데, 올해 초에는 두 시간을 투자해야 한 권의 소설을 겨우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속도가 느려지니 책을 읽으면서도 재미가 많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 느끼는 성취감을 아무래도 덜 느낄 수 밖에 없으니까. 요즘들어 책을 좀 많이 읽으면서 읽는 속도 역시 어느 정도 회복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읽는 재미

책을 읽기로 결심을 했다고 해도 삶에는 항상 어떤 일인가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요즘은 내가 원하는만큼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책을 읽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휴대전화, 메신저, 온갖 종류의 방해꾼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제 누가 내 시간을 요구할지 예상할 수 없다. 책을 읽는 흐름이 자꾸 끊어지게 되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소한 한 두 번의 포기가 결국은 독서의 즐거움을 아예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마음을 먹었으면 끝까지 읽어내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책을 빠르게 읽게 되면 예상하지 못한 다른 일로 인해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적어지게 되고, 책을 전부 읽는 것이 좀더 쉬워질 수 있다. 한 권 한 권 정복해 나가는 것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잦은 성공이 쌓이는 것이 큰 성공의 지름길이다.

<빠르게 읽기>와 내용 파악

사실, 책을 빨리 읽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내용 중에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책을 여러번 읽다보면 지난번에 읽을 때는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정독을 한다고 해서 책의 내용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어떤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무 천천히 읽게 되면 결국 이 흐름을 놓치게 되고 내용의 앞뒤 관계를 잊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 흐름을 이해하고, 두번째 세번째 읽으면서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흐름에 중요한 부분이라면 이미 첫번째 독서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나중에 발견하게 되는 내용이라는 것은 큰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 시간에 한 번 읽는 것보다 한 시간에 한번씩 세 번을 읽는 편이 거의 모든 경우에 내용의 이해에서도 더 우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 재미있는 책들은 수십번씩 읽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중요한 사실들은 더욱 강화가 되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까지도 놓치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해 봤다.

맺는 말

중고등학교 시절 영어공부를 할 때가 생각난다. 당시의 학력고사 체제에서는 영어 문제가 초반 몇 문제는 듣기, 이후 몇 문제는 단어, 강세, 이후 몇 문제는 문법, 그 이후에는 독해 뭐 이런 식으로 정해진 패턴으로 출제가 되었었다. 그래서 내가 어느 분야에 약한지를 알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영어 실력에 도움이 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나는 독해 문제를 틀려본 경험이 거의 없다. 학력고사를 볼 때는 내가 읽었던 지문을 만나서 신기해했던 기억도 있다. 독해 문제를 자꾸 틀리는 경우에 어떻게 하면 될까? 별로 생각나는 방법이 없다. 많은 교과서나 참고서에서는 그냥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독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영어든 국어든 별다를게 없다. 기본적인 문법을 알고 있다면 독해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빠르게 읽기> 연습이 되어 있다면, 그래서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독해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덧붙이는 말 – 성경읽기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이라는 책이 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일년에 몇 번 읽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큰 책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성경이라는 책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빨리 읽을 때는 빨리 읽는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고, 느리게 읽을 때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느리게 읽기에 익숙하다. 보통 목사님들은 한 두 절의 성경구절을 가지고 설교를 하시기 때문이다. 강해설교 같으면 한 권의 성경을 몇 년씩 설교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빨리 읽어보는 것이 참 중요하다. 빨리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큰 구조들이 성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 어려운 개역 성경을 읽으려 하지 말고 공동번역이나 현대인의 성경, 혹은 쉬운 성경 같은 것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만약 복음서 한 권을 한두 시간 내에 읽어본다면, 복음서 전체를 덩어리로 읽는 것이 구절 구절에 집중하며 읽는 것과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Book, Life

올해의 스무번째 책은 파이 이야기이다.

집 근처에 이랜드그룹에서 운영하는 2001 아웃렛 매장이 있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가끔 들러서 장을 보곤 한다. 여기 지하에 반디앤루니스매장이 있고, 그 바로 옆에 북스캔매장이 있다. 대학시절에 해외 북클럽에 가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영어로 된 책만 구입을 할 수 있었던데다가 지불을 위해 현금이나 수표를 보내야 했기 때문에 오래 하지는 못했었다.

올해 책을 50권 읽기로 결심 을 하고 독서를 하다보니 괜히 책을 많이 사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처음에는 읽어야 할 좋은 책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기 때문에, 몇 번이고 고심을 하다가 북스캔에 회원으로 가입을 했다. (사실, 이 베텔스만이라는 회사가 <다빈치 코드>의 출판사라는 점에서 망설인 부분도 있다)

처음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일부 대상 도서 중에 3권을 만원에 구매할 수 있고, 대신에 1년에 책을 네 권 구입하는 조건이다. 그 때 가입시에 고른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파이 이야기>라는 책이다.

이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어가고 있는 중에, 우리 교회의 청년 중 하나가 이 책을 들고 교회에 온 것을 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다른 자매가 "이 책 재미없던데…"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한참 재미있게 읽던 중이라 "그래? 나는 재미있던데…" 하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주인공의 이름인 피신의 유래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별명을 파이(Pi)라고 짓게 된 경위하며 동물원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세 가지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만 해도 읽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는데, 파이가 드디어(!) 바다에 표류하게 되면서 책에 몰입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벵골호랑이 한마리와 구명보트를 나눠타고 있는 인도 소년의 이야기. 어쩌면 로빈슨 크루소나 백경같은 전형적인 모험 소설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내용을 가진 책들이 대체로 그런 것처럼 결국은 사람의 삶에 대한 의지 , 삶의 숭고함 같은 미덕에 대한 성찰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두 명의 일본인에 의해 조사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은 일본 국적의 배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도무지 파이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 두 명의 일본인에게 파이는 그들이 믿을만하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하나 더 말해준다. 이 부분에서 나는 혼란을 느껴야 했다. 과연 파이의 이야기는 진실일까? 어쩌면, 파이가 지어낸 (혹은 지어냈다고 독자들이 생각하는) 그 이야기가 진실은 아닐까? 그렇다면 도리어 인간이 극한 상황 속에서 얼마나 인간성을 쉽게 버릴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선과 악의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의 형상을 입고 있기 때문에 위대한 덕목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의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없이 악하고 무서운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란, 이런 양면성의 존재라는 모순 속에서 유지되는 위태로운 줄타기일지도 모른다. 이 줄타기를 인지하지 않는 양 극단에서 모두 공통적인 비인간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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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열 여덟번째로 읽은 책은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는 책이다. 이 책은 지난 3월 1일 김포 이마트에 갔을 때, 거기에 새로 오픈한 영풍문고에서 다음에 읽을 생각인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과 함께 1+1으로 팔고 있던 책이다.

이미 출판된지 좀 된 책인데, 책의 뒷쪽에 책이 원고 준비에서 출판까지 6개월이 걸린다는 말과 함께 최근 내용에 대한 약간의 업데이트가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책이야말로 Pragmatic Programmers의 베타북 개념이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지은이의 생각이 바뀌거나 더해지는 경우에는 필요할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그 업데이트가 어느 정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2.0을 출시하고, 1.0대를 구입한 사람에게는 저렴하게 업그레이드를 해 주고… 뭐 그런 시스템으로 말이다.

어쨌든, 원서의 표지를 보니 제목이 The Search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How google and its rivals rewrote the rules of business and transformed our culture라는 소제목이 붙어있었다. 결국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는 한글 제목은 그냥 낚시질이었다는 소리다.

내용 역시 원서의 부제목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검색이라는 것이 어떻게 경제적인 가치를 갖는지, 그리고 어떻게 문화를 바꿔놓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구글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구글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되)는 한국의 상황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만한 부분이 숨어있는 것 같다.

구글과 야후를 비교하면서, 구글이 기술과 알고리즘 우선인 반면 야후는 사람 중심이라는 분석을 했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야후 대신 네이버를 넣으면 그게 바로 한국 사람들이 구글과 네이버를 비교하는 논리와 같아진다. 결국 어느 시점(기술이 정점에 이르는)에 가면 둘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것이고 심리적인 부분이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우리가 아직 너무 멀리 있다고 본다면 사람이 개입하는 기술에 의한 서비스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한 서비스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거리가 될 것이다. 지금 일반적인 검색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구글이 이기고 있지만, 최소한 여러 전문 분야에서는 경험 많은 전문가뛰어난 알고리즘을 가진 프로그램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뻔한 사실이다. 그러니 사실 국외자의 입장에서는 이 싸움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볼 때, 알타비스타 같은 이름들을 다시 보게 되고, 처음 고퍼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던 때의 생각이 나서,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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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열 여섯번째 책은 공중그네이다. 일본 소설을 별로 읽어보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일본 소설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짧은 다섯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현대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모습을 극복하는 길은 무엇인지를 재미있는 유머로 풀어내고 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무엇을 하든 진심으로, 그리고 정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잔꾀를 부리고 가끔은 양심을 속이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런 것들이 사람의 영혼을 좀먹고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무엇을 하든 주께 하듯 하라고 말씀을 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