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 음반 가수 != 찬양 사역자

크리스천투데이에 실린 한 편의 글.

CCM 앨범을 막 낸 사람은 신인이 아니고 프로여야 한다는 말로 기사가 시작된다. (찬양 사역자에 대한 조언으로서 이 글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말해두고 시작하고 싶다.)

그러나 우선… 정확하게 용어를 정의하고 싶다. CCM은 Christian Contemporary Music의 줄임말이다. 컨템포러리라는 말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기독교 음악을 뜻하는 말이다. 기독교인에 의한, 기독교인을 위한, 어느 쪽이든 의미가 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CCM으로 분류되어지는 음반을 출시한 사람이 반드시 ‘찬양사역자’여야 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찬양사역’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모든 기독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사역자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사역자로서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시야의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찬양사역자’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교회나 기독교 단체의 예배나 행사 때 찬양으로 섬기는 사람을 ‘찬양사역자’라고 부르는 것 같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무료로 봉사하는 것은 아니고 보통 사례비를 받게 된다. 나는 찬양사역자가 사례비를 받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프로 사역자라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합리적인 사례비를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 찬양사역이라는 일이 결국은 대중가수들이 행사 뛰는 것과 비슷핟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음반 판매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기 힘든 현 상황에 있어서 경제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좋은 음반을 내서 좋은 평가를 받는, 또는 인기가 있는 사람일수록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그렇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하면 사명감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 찬양사역자들은 모욕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중가수들조차 자신의 음악적 완성을 위해서 행사 뛰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음악이든간에 대중과 소통하지 않는 것은 존재 가치가 없다. 따라서 음악가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청중과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일이다. 음반을 내는 것, 공연을 하는 것, 행사에 출연하는 것 그 모든 일들이 청중과 만나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청중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음악가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완성된 음악을 음반으로 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결국, 좋은 CCM이란 좋은 음악이다. 그 안에 들어있는 메시지와 영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CCM을 만드는 사람 역시 음악가라는 말이다. 음악가는 자신이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음악계가 발전하려면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음반을 냈으면 프로답게 사역을 해야지’라는 점잖은 선의의 충고가 좋은 음악을 만드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주찬양 1집으로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CCM 음악을 듣는다고 들어왔고, 최근에는 나 역시 이해하기 힘든 음반들을 많이 만났었다.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음악적인 색깔이 없이 ‘되는대로’ 만든 음반들을 들으면 사실 시간이 너무나 아깝게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좋은 기독교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어야 하고, 좋은 기독교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는 토양 역시 마련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역의 부담’을 덜 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CCM 음악이 성장할 수 있는 더 좋은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음반평] 익숙함과 새로움

예배인도자컨퍼런스 2007 LIVE

예배인도자컨퍼런스 2007 음반을 들었다. 대부분의 곡들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곡이었고, 이미 어노인팅 시리즈를 통해 찬양 인도를 해 왔던 강명식, 박철순, 이길우, 김영진 등 익숙한 분들이 찬양 인도를 맡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가요와 CCM의 음악적인 수준에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도리어 많은 경우에, 예산을 충분히 들여서 만들 수 없는 가수들의 음반보다는 도리어 CCM 음반들이 음악적 수준이 높다. 이 음반 역시 세션의 음악적 수준은 매우 높아서, 심지어는 미국의 워십 음반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아쉬움을 주던 녹음이나 믹싱같은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컬 부분, 그리고 음악적 아이디어의 다양성이다. 이 음반을 들을 때 (합법적으로 입수한) wma 파일을 aac로 인코딩하여 iPod에서 들었는데, 그러다보니 CD 번호가 매겨지지 않아서 CD1과 CD2의 음악이 뒤섞여 있는채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CD1과 CD2의 앞부분에 있는 찬양들은 모든 부분에서 유사하지만, 음악적인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강명식씨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찬양 인도라는 것이 음악적인 재능을 자랑하는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화되어 사람들에게 들려질 것이라고 한다면 음악적으로 뭔가 새로운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곡들이 그리 새롭지 않은, 이미 익숙한 곡들이라고 할 때, 그런 익숙함에 편승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새 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시편의 말씀에 더 어울리는 것이리라. 내가 강명식의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지금까지 나온 모든 어노인팅 음반 중에서 5집이 가장 좋았고, 그 음반 중에서 내 슬픔 변해 한 곡을 제외하면 모든 곡이 제대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도 역시 강명식씨가 인도하는 CD1의 여섯번째 곡까지는 감탄과 전율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라면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할까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다.

나머지 곡들 역시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매우 잘 만들어졌고, 내가 만약 현장에 있었다면 매우 은혜롭게 느꼈을 것 같다고 생각되지만, 음반으로 듣는 입장에서는 매우 평이했고 굳이 끝까지 들어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다 들었다.)

익숙한 음악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어렵다. 요즘 가요계에서는 많은 가수들이 이른바 리메이크 음반을 내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발라드를 단순한 보사노바로 만드는 것 이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그래서 잘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음반에서는 단순한 코드의 노래들에 재즈 풍의 화음을 넣음으로서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있는데, 실제 교회에서 연주되고 불려지는 노래들이 매우 단순한 코드 진행과 리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아이디어와 연주 기법은 열심히 연습해둘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