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Berry OS 설치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Raspberry Pi 3를 Ruark R4에 붙여서 음악 감상을 위한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Spotify Connect, Airplay, 그리고 블루투스 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Raspberry Pi를 음악 재생용으로 사용하려면 자체 오디오 아웃 단자로는 부족함이 있다. 내 경우에는 제대로된 음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였고, 많은 경우 음악 감상을 위해서는 오디오 시그널에 전기 신호 노이즈가 끼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HiFiBerry사의 Dac+ 제품 (phone jack 버전)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보통은 RCA 버전을 선호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phone jack이 더 편리했기에 이걸 선택했다. 아마 두 버전 사이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가끔 HiFiBerry사의 웹사이트를 보곤 했는데, HiFiBerry OS에 대한 소식을 읽게 되었다. 원래 Raspbian을 사용하고 있었고, 최근에 Buster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음악 재생을 위한 minimalist OS인 HiFiBerry OS에 대하나 소식을 보게 된 터라, 이걸 사용하기로 하였다.

설치를 마친 HiFeBerry OS의 화면. http://hifiberry.local에서 볼 수 있다. Spotify Connect나 Airplay 연결의 경우에는 앨범 사진까지 예쁘게 볼 수 있다.

설치 문서를 따라하면 설치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와이파이를 통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 문서를 참조해야 하는데, 이 때 국가 설정 부분에서 한국을 선택하면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니 아래 그림과 같이 United States of America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와이파이 연결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다시 HiFiBerry_Setup_*****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고, 결국 설치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이미지를 다시 써야 하고,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초기화를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설치가 마무리되면 아래 그림과 같이 Spotify Connect나 Airplay에서 HiFiBerry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연결해서 음악 들으면 끝. (이외에 업데이트, 시스템 ssh 접속 및 기타 관리 방안은 사용해 보면서 알아볼 생각)

HiFiBerry를 Spotify Connect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음악 감상 환경 = Ruark r4 mk3 + raspberry pi 3 + raspbian

지금의 음악 감상 환경은 제목과 같다.

Ruark r4 mk3: 이 녀석은 이른바 올인원 오디오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웬만한 입력은 다 받을 수 있고, CD 트레이가 있으며 좋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무리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된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물리적으로 CD를 넣어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일도 꽤 있기 때문데 (특히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서) 좋은 CD 트레이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라즈베리파이 3: 사실 이건 큰 아들을 위해 산 물건이다. 이걸로 Scratch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가 직접 관리 운영하면서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매를 했고, 며칠 정도는 유지가 되었지만 그 이후로는 사실 시들해지면서 용도가 애매해져 버렸다. 그러다가 루악 오디오를 들여놓고 나서 이 물건을 다시 살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Raspbian: 학위과정부터 시작해서 온갖 리눅스를 다 섭렵해온 나지만, 최근에는 회사에서 CentOS 머신 두 대를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슬랙웨어부터 시작해서 젠투 (이틀 동안 컴파일을 했던 기억…) 그리고 데비안과 우분투 정도까지는 업데이트가 되어 있고 특히 데비안은 오랫 동안 가장 만족하면서 써 왔던 터라 라즈베리파이에도 당연히 raspbian을 설치했다. 그러다가 음악과 관련해서는 여러 인터넷 글을 통해 volumio, runeaudio, moOde, pimusicbox 같은 다양한 종류의 선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 정도 이 선택지들을 시험해 보았다.

우선 volumio는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고 화면이 가장 세련되어 보였다. 설치 방법이야 어려울 것이 없는데, 초기 화면에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 가지를 않아서 초기 설정을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많으면 해결 방법을 좀 찾아보겠는데, 이제는 이런거 찾아보는 시간이 좀 아깝게 느껴지는 터라 그냥 포기했다.

runeaudio 역시 많은 사람들이 추천도 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파일이 sourceforge에서 관리되고 있고, 가장 최근 활동이 3년 정도 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좀 꺼려지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아예 시험해보지도 않고 그냥 패스.

moOde는 쓰여있는대로 제대로 동작을 하기만 한다면 가장 풍부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유료화를 했다가 어려움을 당하고 다시 무료로 돌아선 역사가 있는 듯 하고. 설정을 자체 UI에서 하도록 하고 있는데, 내 경우에는 무선랜 설정이 뭔가 잘 안되는 듯 하여 AP 모드에서만 잘 작동을 하고 WiFi로는 작동이 안되어서 포기했다. 나중에 뭔가 깔끔한 화면을 원하는 순간이 생기면 다시 시도해 볼 듯 하다.

pimusicbox는 mopidy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고 아마도 라즈비안 위에 이 프로그램을 얹어서 여러 기능을 하도록 한 것 같다. 설치와 구동에 어려움은 없었는데, mopidy를 사용해서인지 몰라도 버그가 있고 (스포티파이 앱에서 다른 곡을 재생해도 이전 플레이하던 곡을 처음부터 다시 재생한다. 이 때는 디바이스를 변경한 후에 다시 연결을 해 주어야 다른 곡 재생이 가능하다), 웹 인터페이스들이 뭔가 옛스러운 아니 촌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잘 쓰게 될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돌아 돌아 보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냥 라즈비안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잘 정리해 놓은 글을 발견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https://github.com/nicokaiser/rpi-audio-receiver 설치 후에 제공되는 쉘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블루투스 수신, 에어플레이 서버, 그리고 UPnP 기능을 설치하는 것이다. 여기서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connect는 PiMusicbox에서와 동일한 버그가 있으므로 쓰지 않았다. 대신에 Raspotify라는 것을 설치하면 문제없이 spotify connect가 작동한다.

이로서 작은 라즈베리파이가 루악 r4를 에어플레이, spotify connect 그리고 UPnP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변신시켜 주었다.

맥용 프로그램 번역

한국에는 맥 사용자가 매우 적은 편이다. 인터넷 뱅킹도 안되고 쇼핑몰에서 구매도 안되고 등등 윈도우가 아니면 안되는게 너무 많은 것이 그 원인이다 (심지어는 이번에 유가환급금 같은 경우에도 맥에서는 당연히 안된다!). 가뜩이나 인구수도 적은 편인데 맥 사용자의 비율이 더욱 낮다보니 실제 맥 사용자의 수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무지하게 적다고 생각된다.

덕분에 한국의 맥 사용자들이 괴로움을 겪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프로그램의 한글화이다. 아무래도 한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텐데, 많은 맥 전용 프로그램들이 한글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위에서 적은 바와 같이 한글 인터페이스가 필요한 맥 사용자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EagleFiler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러 종류의 자료들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인데 내가 맥에서 가장 애용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걸 쓰다보니 한글로 되어 있는 인터페이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C-Command Software의 Michael Tsai에게 메일을 보내서, 한글로 번역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2007년 후반부터 시작한 번역을 1.4 베타가 준비되고 있는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사실 처음 한 번이 시간 걸리는 일일 뿐, 다음부터는 변경되는 부분에 대한 번역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시간을 뺏기는 일이 아니다.

그러다가 C-Command Software의 또 하나의 프로그램인 SpamSieve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베이지안 통계를 이용하는 스팸 필터 프로그램으로서 맥에서 작동되는 많은 메일 클라이언트와 결합해서 스팸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애플 메일 프로그램 자체도 학습 기능이 있어서 오랜 시간 사용하면 스팸을 잘 걸러주긴 하는데, 홈페이지에서는 SpamSieve가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스팸을 잘 걸러준다는 말이 있었다. 이걸 사용을 해 보기로 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스팸 메일과 정상 메일들을 이용해서 학습을 해 주었다. 가끔씩 이전에 보지 못하던 스팸이 오는 경우에 이걸 스팸이 아닌걸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false positive가 없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어나 중국어를 포함해서 11개 국어로 번역되어 있는데 한국어는 역시(!)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제작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SpamSieve를 써보니 참 인상적이어서 번역을 하고 싶다. 당장 구매는 어렵겠지만 곧 구매를 하겠다’는 요지의 메일이었다. 그러자 Michael Tsai는 바로 메일을 보내서 라이센스를 줬다. $30이니 지금 환율이면 4만원짜리 프로그램을 그냥 준 것이다. 사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언어로 번역을 할 수 있는 가치에 비하면 $30 정도의 라이센스가 아까운 것은 아닐 것이다. 나로서는 짧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프로그램의 정식 라이센스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외국어 지원을 추가할 수 있는 일이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은 내가 지금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쓰고 있는 블로그 툴인 ecto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ecto의 경우에는 내가 번역을 자원했고, 몇 명의 자원자들이 이걸 도와주기로 했는데 제작자가 나를 제외하고도 다섯개의 정식 라이센스를 보내줘서 애플포럼의 여러 자원자들에게 라이센스를 나눠주었다. 사실 제작자에게 번역을 보낸 이후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고 있어서 EagleFiler나 SpamSieve의 경우처럼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는 점이 많이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중에 제작자로부터 번역과 관련된 요청이 오면 성실하게 답을 주고 도와주면 되는 일이니까.

(얼마 전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SmileOnMyMacTextExpander 프로그램을 번역하겠다는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이 경우에 SmileOnMyMac에서는 ‘자신들은 번역 뿐만 아니라 사용자 지원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에게 일을 맡기고 싶다’는 요지의 답변을 보냈기 때문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답장을 보내고 포기를 했다. 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Typinator 같은 프로그램 쪽으로 도전을 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유사한 기능을 하는 freeware인 RapidoWrite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해서, 여기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래 전에 KDE에서 돌아가는 Sword 기반의 성경 프로그램인 BibleTime 인터페이스를 번역한 이후에 roundcube webmail도 번역을 한 적이 있고, 맥에서는 위에 언급한 것 외에 그래픽 뷰어 프로그램인 JustLooking, 그리고 다른 몇몇 프로그램에서는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번역에 참여를 한 일이 있다. 그냥 시간을 아주 조금 투자하는 것 뿐인데, 이런 투자들이 모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나름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런 노력의 대가로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맥북 사용 1년

맥북을 구입한지 일년이 지났다. 작년 4월 12일에 구입을 했으니, 정확하게 말하면 1년하고 이틀이 지난거지만.

1년 전에 맥북을 사고서 블로그 포스트에 이런 글을 남겼었다.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놀거리를 찾은 것 같다

그 이후에 블로그에 맥과 관련된 글들을 꽤 올렸다. 그만큼 그동안 재미있게 놀았다는 말이다. 사실 맥을 사고 나서는 프로그램 구매라는 (윈도우를 쓰면서는 거의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생소한 항목이 지출 부분에 추가되었다. 지금까지 구매한 프로그램들을 헤아려보니 iWork 08, Leopard, Journler, Photonic, EagleFiler, MailTags, AppZapper, Exces, TextMate, VisualHub, Web Snapper, CosmoPod 등에 MUPromo 번들, 그리고 MacHeist 번들까지 40여개가 된다. (윈도우에서 EditPlus 2, 나모 웹 에디터, 아래아한글 2002, pdfFactory, Total Commander 정도였던걸 생각해 보면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외에 무료지만 유료 소프트웨어보다 더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까지, 내 맥북에 깔려있는 프로그램이 약 170여개 정도 된다. 신기한건, 그 많은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사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북 구입을 통해 맥과 만나게 된 이후에는 컴퓨터 사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패턴이 변화했다. 무엇보다 어플리케이션 중심의 사고방식이 일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방식이 윈도우식이라고 한다면, 할 일을 중심으로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찾는 방식이 맥의 방식이라고나 할까. 아마도 사용자 중심의 설계 철학이 좀더 잘 구현되어 있는 맥 어플리케이션들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어쨌든 맥이 윈도우보다 좋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전혀 변화가 없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어느덧 내게 맥은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그와 함께 새로운 맥에 대한 유혹도 끊임없이 커져가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는 어떻게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