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andot - Erede

이 음반에 대한 황지원씨의 리뷰를 고클래식의 명곡비교감상 코너에서 읽을 수 있다. 모험적인 선택에 분류되어 있는데, 이 음반을 마리오 델 모나코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마리오 델 모나코를 좋아하다보니 이 음반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하다. 그러나, 이 음반의 매력은 보르크-모나코-테발디로 이어지는 3명의 주역들이 대단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보르크는 내가 들어본 투란도트들 중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가창을 보여준다. 테발디 역시 류라는 인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하고 자신의 아리아를 멋지게 불러내는데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이 세 명의 노래만 놓고 보면 정말 최고의 투란도트 음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보인다. 핑-팡-퐁, 그리고 티무르 등 조연들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뛰어난 음반임에는 틀림없다. - 2008. 6. 9.
Manon Lescaut - Muti

리카르도 무티는 왜 성악가들의 관습적인 일탈(!)을 허용하지 않는걸까. 어쨌든 이렇게 두명만 잘 하면 되는 오페라에서 굴레기나와 쿠라를 함께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2막까지는 대충 패스하고 3막부터 몸을 내던질 수 있는 음반. - 2008. 5. 30
Pagliacci - Chailly

마초적이면서도 이상하게 무기력한 카니오, 그렇게 퇴폐적이지 않은 넷다, 그렇게 위악적이지 않은 토니오, 감미로운 실비오, 그리고 적당히 두드려주는 지휘자 샤이. 이 음반을 구입한 사람들은 타이틀롤의 호세 쿠라를 보고 샀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 음반에서 제일 아름다운 부분은 넷다와 실비오의 이중창이었다. 이 부분을 들으면서, 마초적인척 하면서 아내를 돌보지 않는 카니오 덕분에 넷다가 실비오를 만나 진짜 사랑을 알게 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2008. 5. 28
Pagliacci - Karajan

팔리아치를 (보거나) 듣는 사람들이 베토벤 교향곡을 들으러 간건 아니지 않을까? 팔리아치같은 단순한 치정극은 그게 걸맞게 연주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넷다 역을 맡은 칼라일은 절창을 들려주지만, 나머지 배역들은 너무 모범적이고, 무엇보다 카라얀의 지휘는 너무 변태적이다. 너무 느리고, 그렇다고 세부가 잘 살아나는 연주도 아니다. 내가 이런 연주를 극장에서 봤다면... 짜증났을 것 같다. -2008. 5. 29
Turandot - Stokowski

투란도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이다. 그런만큼 여러 종류의 음반을 들어봤다. 이 음반은 최고의 투란도트 중 한 명인 닐손, 그리고 역시 최고의 칼라프 왕자인 코렐리, 거기에 미모 면에서는 최고의 류라고 할 수 있을만한 모포의 3인방에 스토코프스키가 지휘를 맡은 실황 음반이다. 메트에서는 초연 이후 처음으로 제작된 프로덕션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정확치 않다).
그런데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는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황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메타의 음반에서 느꼈던 완벽한 템포와 장악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당기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당겨주는 것도 그렇고, 코렐리와 닐손이 함께 녹음한 스튜디오 녹음과는 지휘자의 역량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연주다. 게다가 코렐리와 모포가 최고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다만, 닐손의 노래는 그녀의 명성에 비해서는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이렇게 음반으로 듣는 것 사이에 있을 수 밖에 없는 큰 차이일텐데, 음반으로 듣는 것만으로 평가한다면 에레데 음반의 보르크, 마젤 음반의 마톤에는 좀 못 미치는 느낌이고 서덜랜드나 리치아렐리, 카바예, 칼라스 등의 가수들 보다는 확실히 뛰어남을 느낄 수 있다.
내 평가는 전체적으로 별 네 개. 결정반이라고 할 수 있는 메타의 음반을 제외하면 가장 뛰어난 음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