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신학논쟁

도올 김용옥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아마도 최근에 발표된 그의 책인 기독교 성서의 이해, 그리고 요한복음 강해, 덧붙여서 그의 EBS 강의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학문적 배경만큼이나 다양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도올의 이번 대상은 기독교인 셈이다.

내가 자주 가는 기독교 신문사 사이트인 뉴스앤조이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한참이다. 그림에서처럼 홈페이지의 ‘신학마당’이라는 코너에서는 아예 도올과 관련된 기사만이 링크되어 있다.

dool

신학과 관련된 이전의 다른 논쟁들과 이번 도올 논쟁이 가장 다른 점은, 도올 논쟁이 EBS, 한겨레 신문, 오마이 뉴스 등 일반 언론들에 의해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신학 관련 논쟁은 기독교 관련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도올이 가지고 있는 상품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가 쏟아내는 기독교 관련 이야기는 일반 언론에서 크게 보도가 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특징상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경우 댓글을 통해 나타나는 반응은 기독교에 대한 비방, 혹은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로이드 존스의 부흥에서 볼 수 있듯이 기독교를 한물간 어리석은 논리라고 공격하는 것이 쿨해보이는 분위기가 지금의 인터넷 상에서 감지되는 것이다. 도올이 제기하는 신학적 문제에 대한 토론들은 많이 볼 수 없지만, 그가 제기하는 한국 기독교의 현상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의가 생산되는 것도 그러한 분위기에 힘입은 것이리라.

한국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 예컨대 재산, 교회 세습, 정치 세력화, 함량 미달의 목회자, 사학법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분명 가치있는 일이고, 그를 통해서 한국 교회가 반성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바란다), 최소한 신학의 문제만큼은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도올은 사실 정식으로 신학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내가 그의 책들을 읽어보지 못했으니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다른 기사들을 통해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구약 폐지론 정도로 이름지워지는 듯 하다. 좀더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구약성경은 유대인들의 민족신인 야훼(여호와)가 애굽의 식민에서 해방시켜 가나안 땅으로 이끌어주겠다는, 유대인만을 대상으로 한 계약이며, 예수의 출현으로 새로운 계약(신약)이 성립된 만큼 구약은 당연히 효력이 없다

이 바탕에는 기독교 정경론, 그리고 역사적 예수 이해라는 문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역시 나로서는 그의 책을 읽지 않고, 그의 주장이 뭔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어떤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한국 교회의 수준이 이 정도의 문제 제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화를 내야 하는 정도라면 그 자체가 문제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의 신학적 흐름 어쩌구 하는 말은 모르더라도, 한국 교회의 강단에서 설교되는 말씀들이 대부분 19세기 신학의 내용 조차도 포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되돌아볼 때, 어쩌면 깊이는 없이 외형적인 성장에만 주의를 기울여온 과거의 모습들이 이제 하나 둘씩 그 결과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사실 성경에 대해 도올만큼만 공부하라는 말에 대해 할 말이 없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경론은 뭐고 역사적 예수 이해는 뭔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독교인이 많을 것이다.

교회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은 단순한 진리 만은 아니다. 그 단순함이 정말 단순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깊이있는 생각과 철학에서 나온 단순함이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공부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지 않고 외치는 단순함이란 단순함이 아니라 무지함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신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을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무지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