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로 평생 무제한 호스팅 이용하기

들어가는 말

이 글의 제목은 유튜브 제목같은 느낌이다. 처음 생각한 제목은 "호스팅 서비스에 대하여"였다. 시간이 없거나 긴 글을 읽고 싶지 않다면 그냥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요즘은 저렴한 Lifetime 호스팅 서비스도 있다. Holiday 시즌에 사면 더 싸다. (다 필요 없고 링크만 필요한 분은 이 링크를 누르면 된다. 나쁜거 아니니 눌러도 괜찮다.)

나의 호스팅 서비스 방랑기

지금까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 오면서 꽤 많은 수의 호스팅 서비스를 사용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도메인인 lordmiss.com은 아마도 2007년부터 사용을 해 오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전에는 pe.kr 개인 도메인도 사용을 했었고 agile2robust.com 이라는 화학정보학 관련 포스팅을 위한 도메인도 잠시 사용을 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도메인은 한개, 서비스도 워드프레스로 만든 블로그 한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국내 호스팅 서비스로는 비누넷을 사용했었다. 내가 처음 가입했을 때의 홈페이지가 지금도 동일한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리눅스는 레드햇 7.2, Apache 1.3.41, php 4.4.1, python 2.3.3 같은 내용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설마 지금도 이런 상태 그대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제로보드 같은걸 써서 홈페이지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이니 정말 오래된 일이기는 하다.

그 이후에 처음으로 해외 호스팅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는데 바로 Site5였다. 내가 사용하던 당시에는 월 5달러였고 디스크 공간이나 대역폭, 이메일 개수, 서브 도메인 같은 것에 제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python이나 ruby도 지원을 하고 ssh까지 지원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웹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해 보는데 아주 좋았다. 지금도 국내 호스팅 서비스들은 디스크 공간이나 대역폭, 이메일 개수 같은 것을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ruby를 지원하는 호스팅은 거의 찾을 수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내게는 꽤 놀라운 일이었다. Backstage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편하게 호스팅 서비스의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는 것도 꽤 신선한 일이었다. 대부분의 호스팅 서비스들이 cpanel이나 directadmin 같은 것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이렇게 독자적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칭찬받을만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비누넷을 사용할 때는 제로보드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꽤 실험적인 웹 소프트웨어들, 예컨대 simplelogtextpattern, radiantcms 같은 것들을 사용하게 되었다. hostmonster같은 서비스 (월 4.95달러에 site5와 거의 유사한 내용을 제공)도 사용해 봤는데 결국 다시 site5로 돌아오게 되었고. 꽤 재미있게 잘 사용했지만 이 포스트에서 적은 이유로 인해 mochahost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 포스트에 쓴 것처럼 다시 webhostface로 호스팅을 옮겼다. 그리고 3년의 사용 기간이 끝났을 때 생긴 문제는 호스팅 서비스를 연장할 때 가격이 올라버리는 것이었다. 한달에 4달러 정도 내던 것을 3년이 지나고 나면 갑자기 10달러 정도를 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호스팅을 옮기는 것이 꽤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혼자 쓰는 내 홈페이지야 며칠 닫혀 있어도 상관 없지만 보통의 경우라면 호스팅을 옮기면서 생기는 서비스 단절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 같은 것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내 홈페이지야 뭐 그런 정도는 아니니…

그래서 새로운 호스팅 서비스를 찾는 중에 StackSocial 사이트에서 Boxne SSD Hosting Lite Plan: Lifetime Subscription이라는 딜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 번 사면 평생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 번 돈을 내면 평생 지원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가입비만 받고 회비를 받지 않는 셈인데, 이렇게 하면 고객 지원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이 없는 셈이라 서비스의 질을 보장할 수가 없기도 하고 업체 입장에서는 이렇게 들어온 회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아예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격이 워낙 싸니 해 보고 안되면 다른데로 옮길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가입을 하고 호스팅을 옮겼다.

그런데 생각외로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포스트에서 적은 문제 때문에 이메일을 Zoho mail lite로 옮기게 된 것이다. 생각보다 꽤 귀찮은 일이었다. 그리고 이 Zoho mail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료 가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까지만이면 그냥 사용할 수도 있었을텐데, 호스팅 자체가 자꾸 죽었다가 살아나기도 하고 (홈페이지 모니터링을 이메일로 받고 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죽었다가 깨어났다는 이메일이 온다) 속도도 꽤 느려서 원활한 사용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30 달러 짜리 이 딜을 발견하게 되었고, 마침 연말 시즌이라 40%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서 18 달러에 StartHost.co의 호스팅 서비스를 쓰게 되었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큰 이유였지만 boxne와는 달리 이 딜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가 많이 있었고, 홈페이지를 본 결과 꽤 괜찮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구매를 진행하고 호스팅 변경을 완료했다. Boxne에 비하면 속도도 훨씬 빠르고 서비스의 모든 면이 효율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어서 아직까지는 아주 만족스럽다.

나가는 말

물론 나는 "평생 무료"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비싸고 안좋은 물건은 있어도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는 말이 대부분은 맞기 때문이다. 그래도 10년 전에 비하면 4개월 비용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쓰는 것이니 몇 년만 잘 사용해도 아쉬움이 없다. 이제는 갈수록 단순해져서 뭔가 실험적인 것을 호스팅을 통해 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그냥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것 정도만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앞으로도 뭔가 더 좋은 서비스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