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한지 15년이 넘었네...

이 블로그에 처음으로 글을 발행한 것이 2004년 6월 7일이다. 15년이 넘었고, 발행한 글 수는 285개이다. 나누어 보면 일년에 19개 정도의 글을 쓴 셈이지만, 초기에 비하면 최근에는 일년에 서너 개의 글을 쓸 뿐이니 글을 쓰는 속도는 원래도 느렸지만 점점 더 느려지고 있는 셈이다.

여러 개의 카테고리가 있기는 한데,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보면 그렇게 많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특별히 한 가지 카테고리로 이 블로그를 정의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냥 잡다한 이야기를 쓰는 블로그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때는 화학정보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블로그를 별도로 운영하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다시 이 블로그에 합쳐 버렸다. 지금도 그 글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과학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를 고려해 보면 이미 그 글들은 대부분이 생명력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가끔은 내가 읽어봐도 왜 썼는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까.

내 삶의 변화와 생각의 변화를 따라가기에도 너무 성근 편린들. 뭔가 좀 흥이 나야만 글을 쓰게 되지만 그 흥이라는 것도 일년에 몇 번에 지나지 않는 사건.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런게 그냥 나를 보여주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루에 한두개씩의 글을 꾸준하게 발행하는 사람과 비교하면 나는 그 반대쪽의 어딘가에 있겠지. 한 분야에서 깊이있는 글을 쓰는 사람과도 반대쪽일거고... 결국 어떤 블로그들과 많은 차원에서 평행을 달리는 그런 블로그. 그런데도 아직 블로그를 닫고 싶은 마음은 없고 앞으로도 가늘고 길게 가는 블로그로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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