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gleFiler
EagleFiler. 맥용 프로그램. 뭐라고 딱히 정의하기가 힘든 프로그램이다. 윈도우에서는 이런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맥용 소프트웨어들과 비교를 하자면 Yojimbo나 DevonThink류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맥에서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파일, 이메일 메시지, 노트, 웹 페이지 등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세 종류의 프로그램을 모두 trial 기간 동안 사용해 보고 비교한 후에 EagleFiler를 구매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기능은 대체로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수집 기능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든 상관없이 즉각적으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언뜻 생각하기에도 이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우선은 시스템 전체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핫키가 있어야 하겠고, 많은 프로그램들의 다양한 포맷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EagleFiler는 Yojimbo나 DevonThink에 비해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Journler의 drop box와 비슷한 Drop Pad라는 것을 지원하는데, 어떤 것이든 일단 끌어다 놓으면 바로 엔트리로 등록을 해 준다. Yojimbo의 경우에는 화면 오른쪽 중앙에 탭을 만들어줘서 이걸 클릭하면 drag&drop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도록 되어 있다. 반면 Journler는 바탕화면에 폴더 링크를 만들어놓은 상태이다. EagleFiler의 Drop Pad는 별도의 작은 윈도우이기 때문에 위치 변경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Cmd+H 키로 창을 숨기는 경우에는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Yojimbo의 방식이 가장 마음에 들지만, EagleFiler의 핫키인 F1이 대부분의 경우에 잘 동작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Drop Pad의 활용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정보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EagleFiler는 자체 노트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나는 Journler를 노트로 사용하고 있고, 여기에서 import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두번째는 정리 기능이다. 수집된 정보들을 분류하고 저장하고 직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EagleFiler는 데이터의 정리를 위해 태그를 사용하고 있다. 맥에서 데이터 정리를 할 때 태그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spotlight comment를 이용하는 방식은 좀 입력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TagBot, SpotMeta 등의 프로그램이 사용될 수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을 사용해 본 결과 TagBot이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TagBot은 무료 버전의 경우 6개까지만 태그를 쓸 수 있고 그 이상의 태그를 쓰려면 유료 버전을 구입해야 한다. 구입 방법이 오직 프로그램 내에서 제공하는 LicenseBot이라는 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내 경우에는 이것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구매를 할 수가 없었다. EagleFiler와 TagBot은 함께 잘 동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TagBot으로 태그를 붙여놓은 경우에 이것을 EagleFiler로 불러들이면 태그가 잘 보존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단 EagleFiler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태그 기능을 이용하면 자료 정리를 잘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스마트 폴더를 아직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것은 거의 1년간 TODO 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인만큼 곧 제공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당분간은 여러 개의 태그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스마트 폴더를 흉내낼 수는 있을 것이다.
세번째는 검색 기능이다. 사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검색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의 용량과 갯수가 머리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를 한참 벗어나 있기 때문에, 모든 파일에 대해 쉽게 검색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데스크톱 검색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데스크톱 검색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일부 형식의 파일을 기계적으로 파싱해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사용자가 직접 넣은 정보를 토대로 관리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 어쨌든 사용자가 자신에게 가장 맞는 정보를 입력하고 그것을 이용해 검색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검색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potlight, 그리고 구글 데스크톱 검색이 모두 유용한 검색법이지만 잘 정리된 EagleFiler 라이브러리에 비할 바는 아니다. 추가적으로, DevonThink의 경우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자료 간의 관계를 찾아주는 기능이 있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다만, 이런 부분은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된 상황에서야 힘을 발휘하는 것이니만큼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EagleFiler는 그런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개발자가 매우 빠르게 지원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처음 EagleFiler를 사용할 때, 한글 상위에서 F1 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에러가 있었는데, 제작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그것이 한글 상위에서만 발생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영문 상위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EagleFiler가 여러 개의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을텐데, 나로서는 그냥 한 개의 라이브러리만을 사용하고 있는터라, 이것이 어떤 경우에 장점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또하나의 장점은, 이 프로그램이 이메일 저장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적절한 이메일 백업 프로그램을 찾고 있었지만, 적당한 것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Yojimbo와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MailTags를 사용한다면 (이걸 구매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서 넣은 모든 태그들을 잘 보존해 주기 때문에 나름대로 꽤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다만, 이메일 저장 형식은 mbox 이기 때문에 개별 메일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합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물론 저장이라는 측면에서는 표준적인 mbox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EagleFiler는 DevonThink의 강력한 기능은 필요하지 않으면서 유용한 자료 관리 툴이 필요한 경우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주많은 프로그램이다. 별 다섯개 만점에 네개 반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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