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올해 들어 열 여덟번째로 읽은 책은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는 책이다. 이 책은 지난 3월 1일 김포 이마트에 갔을 때, 거기에 새로 오픈한 영풍문고에서 다음에 읽을 생각인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과 함께 1+1으로 팔고 있던 책이다. 이미 출판된지 좀 된 책인데, 책의 뒷쪽에 책이 원고 준비에서 출판까지 6개월이 걸린다는 말과 함께 최근 내용에 대한 약간의 업데이트가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책이야말로 Pragmatic Programmers의 베타북 개념이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지은이의 생각이 바뀌거나 더해지는 경우에는 필요할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그 업데이트가 어느 정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2.0을 출시하고, 1.0대를 구입한 사람에게는 저렴하게 업그레이드를 해 주고... 뭐 그런 시스템으로 말이다. 어쨌든, 원서의 표지를 보니 제목이 The Search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How google and its rivals rewrote the rules of business and transformed our culture라는 소제목이 붙어있었다. 결국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는 한글 제목은 그냥 낚시질이었다는 소리다. 내용 역시 원서의 부제목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을 보여준다. 검색이라는 것이 어떻게 경제적인 가치를 갖는지, 그리고 어떻게 문화를 바꿔놓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구글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구글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되)는 한국의 상황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만한 부분이 숨어있는 것 같다. 구글과 야후를 비교하면서, 구글이 기술과 알고리즘 우선인 반면 야후는 사람 중심이라는 분석을 했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야후 대신 네이버를 넣으면 그게 바로 한국 사람들이 구글과 네이버를 비교하는 논리와 같아진다. 결국 어느 시점(기술이 정점에 이르는)에 가면 둘을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것이고 심리적인 부분이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우리가 아직 너무 멀리 있다고 본다면 사람이 개입하는 기술에 의한 서비스와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한 서비스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거리가 될 것이다. 지금 일반적인 검색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구글이 이기고 있지만, 최소한 여러 전문 분야에서는 경험 많은 전문가가 뛰어난 알고리즘을 가진 프로그램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뻔한 사실이다. 그러니 사실 국외자의 입장에서는 이 싸움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볼 때, 알타비스타 같은 이름들을 다시 보게 되고, 처음 고퍼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던 때의 생각이 나서,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