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kmark 프로그램 사용하기
- 2021년 3월 8일 최초 발행
- 2024년 9월 9일 수정
Hookmark 프로그램은 나의 개인 지식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중요한 조각 중의 하나이다. 이 프로그램의 역할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Find without searching, Link and retrieve key information 또는 a contextual information retrieval tool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맥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Windows 운영체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윈도우에서도 Custom URI Scheme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고 보이지만, 내가 아는 한 이런 역할을 하는 윈도우용 프로그램은 없다.
사용 사례
리서치
만약 새로운 주제에 대해 정보를 모아야 하는 경우 Hookmark의 장점이 도드라진다. 주제가 무엇이든간에 이런 리서치를 시작하면 그 도구는 웹 브라우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모으려고 하는 정보가 URL만이라면 그나마 쉬울 수 있는데, 리서치를 하다보면 URL 이외에도 다양한 파일들을 다운로드받고 그 안에 있는 정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이럴 때, 내가 정확히 해당 파일의 어느 부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남겨놓는 것이 필요하다.
Hookmark는 PDF 파일의 deep link가 가능하다. 즉 PDF 파일 자체를 링크할 뿐만 아니라, PDF 파일의 특정 페이지의 특정 내용에 대한 링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Using Hook with PDFPenPro – Hook 그리고 Using Hook with the Free Skim PDF Reader app: Deep Links! – Hook 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다른 형태의 자료를 손쉽게 관리하고 정리하는 것이 리서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 첫번째는 실제 파일이나 정보를 특정한 방식으로 모아 두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문서 상자에 다양한 문서들을 담아두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내가 이런 방식으로 쓰는 프로그램은 EagleFiler: Collect notes, e-mails, and Web pages on your Mac, and search them instantly인데,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 두번째는 해당 정보들에 대한 링크만을 담고 있는 텍스트 파일을 만드는 것이다. Hook를 사용해서 각 자료에 대한 링크를 만들고, 이걸 텍스트 파일에 담아두면 된다.
중요한 가치는, 한 가지 일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두어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정보를 정리하고 유지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첫번째 방법을 선호할 것이고, 기존 자료의 정리보다는 새롭게 만드는 정보에 집중하는 사람은 두번째 방법을 선호할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번째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걸 가능해게 해 주는 Hookmark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글쓰기
이제 이렇게 리서치한 자료를 가지고 정보 집약적인 글을 쓰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논문을 작성한다면 아웃라인, 참고 자료, 다른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comment, reviewer/supervisor/동료의 의견, 실험 결과 (그림, 표 등) 등을 모아 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료들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특정한 방식으로 모아져 있거나, 텍스트 파일 안에 링크와 comment의 형태로 남겨져 있을 것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 정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그 정보들 간의 관계를 밝히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거나, 새로운 통찰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런 가치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리서치를 통해 모은 자료들을 전체적으로 조감해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조감을 위해서는 좋은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좋은데, 내가 사용하는 도구는 Obsidian이다. 문서 내부의 관계들 뿐만 아니고 다른 문서들과의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조망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각 node와 link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각종 파일이 node라면 이것들 간의 link를 만들어주는 것이 Hookmark의 역할이다.
할일 관리
할일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할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개발자라면 이슈 트래커에 들어 있는 할당된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연구자라면 오늘 해야 할 실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야 한다. 이메일에 답장도 해야 하고, 품의서를 올리고 그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맡아서 적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내용을 보고 의견을 남기기도 해야 한다. 동료나 상사로부터 메신저를 통해 해야 할 업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걸 처리하려면 이런 정보들을 활용해야 한다.
- 내 기록, 즉 노트, 할일 목록, 이메일, 스크린샷 등
- 회사 시스템에 있지만 보고 처리하기 위해 다운로드 받은 파일들
- 소스 코드, 실험 결과 파일 등
- 관련된 웹 페이지, 논문 PDF 파일 등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당장 처리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면 되는데, 일이라는 것이 나를 배려해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순서를 정하고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야 한다. 이런 것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take management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만약 다음과 같은 할일 목록을 만들었다고 하자.
- [ ] 상사가 보낸 이메일에 답장하기
목록을 만들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이 할일 목록을 보면, 아마도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열고, 상사의 이름을 넣고 검색을 해서 해당 이메일을 찾은 후에 답장을 보내게 될 것이다. 만약 할일 목록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면,
- [ ] 상사가 보낸 이 [이메일](hook://email/link_to_a_specific_email%40mail.com)에 답장하기
해당 링크를 누르는 순간 바로 상사의 이메일이 열릴 것이고 바로 내용을 쓰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메일에 답장을 하기 위한 정보들을 특정 텍스트 파일에 정리해 두었다면,
- [ ] 상사가 보낸 이 [이메일](hook://email/link_to_a_specific_email%40mail.com)에 답장하기 - 내용은 [이 파일](hook://file/link_to_the_text_file) 참조
이렇게 되어 있을 것이고, 해당 파일을 바로 열어서 참조하며 이메일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시간 관리
시간 단위로 일을 하는 사람들(시간 단위로 돈을 받는 직업)의 경우에는 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어떤 업무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였는지를 기록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간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할 것이다. 굳이 특정한 시간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엑셀로 특정한 종류의 표를 만들어 놓고, 시간과 작업 내용을 기록해 놓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한 개의 작업 안에 어떤 내용을 리서치 했는지, 그리고 결과물로서 어떤 파일을 만들어냈는지를 명확하게 남겨 놓는 것이 업무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Hookmark를 이용해서 손쉽게 정리하고 모아 놓을 수 있는 것이다.
- [x] Task for Client A - Started: 2021/03/02 AM 09:30 - Research - [site 1](https://site_a.com) for this purpose - [material 1](hook://file/pdf_file_downloaded) contains important information - [email from client](hook://email/client_email%mail.com) He wanted to have this feature - Product - [Presentation file](hook://file/powerpoint_file) - [email response](hook://email/response%mail.com) Closed this task - Ended: 2021/03/02 AM 11:20
이런 방식으로 관리가 되어 있다면 고객이나 다른 동료들에게 업무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이 봤을 때도 이전에 했던 업무의 상세 내용에 대해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유사한 일을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용 프로그램
당연히 많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연결할 수 있으면 좋지만, 모든 프로그램이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개발자들이 Custom URI Scheme을 통해 접근 가능하도록 해 두어야 하는 것이니, 자신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지원 가능한 것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Linkable Mac Apps – Hook 페이지에 이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고려할 점들
모으는 방식
사용하는 프로그램, 파일, 웹 사이트 등의 외부 자료들과 내 action들을 node라고 하면, Hookmark 프로그램은 이 node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일을 node와 링크로 표현하면 이것들의 모임은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 생각할 수 있다.
이제 고민할 것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node나 링크를 추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 어디에 저장할 것인가
- 노드와 링크를 저장할 장소의 문제이다. 나는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Obsidian을 사용한다. 도구를 선택할 때는 접근성이 뛰어난가와 보관/백업/분석이 용이한가의 두 가지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간단히 말하면 쉽게 모으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 특정 기술이나 프로그램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워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언젠가는 더 좋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언제 어떻게 옮겨가더라도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나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 어떤 방식으로 저장할 것인가
분석하는 방식
정보를 모으는 이유는 분석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기록 자체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그 기록이 스스로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수동적인 이유는 적극적인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적극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걸 필요하게 만드는 가치가 생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가치는 저장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나온다.
내가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고 하면, 추후에는 이런 작업들의 패턴으로부터 일반화된 일의 패턴을 뽑아내거나,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제안이 나올 수 있다. 전자는 일의 흐름을 지식화하는 것이고 후자는 개선안을 제안하는 것이다. 당연히 둘 다 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예상하지 못했던 node들 간의 새로운 링크를 발견하는데 있다. 사실은 이것이 뇌가 성장하는 방식이고 우리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방식이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node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해낼 수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node들의 관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누구든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 인공지능의 시대는 이런 새로운 링크를 찾아내는 기술을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시대이다.
결론
어떤 도구를 쓰는가는 작은 결정일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그 도구를 사용한 결과는 너무나 다를 수 있다. 도구가 새로운 행동을 제어하는지 아니면 장려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방식을 제한하는 도구는 결국 사고를 제한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도구는 새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해 주고 그를 통해서 혁신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좋은 도구를 갖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Hookmark는 그저 정보들의 링크를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불과하지만, 놓치고 있었던 정보를 capture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줌으로서 그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일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그것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에서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의 이전만큼이나 일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해 준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이미 추출된 로직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자료 관리를 가능하게 해 준다면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는 추상화하거나 추출하기 어려운 정보들 간의 비선형적 관계를 담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둘은 양자 택일의 관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일 것이고, 절차적 사고 방식에만 익숙해 있던 사람에게 비선형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