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진단

올해의 열 두번째 책은 이원복 교수의 현대문명진단이라는 책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 교수가 주간조선에 13년간 연재했던 만화 컬럼을 모은 것이다. 모두 600여회의 연재분 중에서 아직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 125회분만을 엄선했다고 나온다. 고급만화의 진수 따위의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지만, 나름대로는 현대 문명에 대한 진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주간지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한계여서인지 모르겠지만, 거창한 내용보다는 흥미를 끌만한 내용을 주로 다루다보니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똑같은 내용을 다루는 만화가 여러 개 실린 것이 꽤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편집의 어려움을 볼 수도 있었지만, 이 중 몇몇 만화들은 꽤 읽어볼만한 것도 있으니 이 책을 읽느라 들인 길지 않은 시간을 그리 아까워할 것만은 아닌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