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글씨로 글꼴 만들어서 활용하기

그리운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내가 쓴 손글씨를 사용해서 글꼴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이다. 아마도 AI 모델들을 이용해서 폰트 제작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제작을 위해서는 내 글씨를 찍은 이미지가 필요한데, 나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오닉스 노트에어3C를 사용해서 세 페이지 정도 글씨를 썼고, 그걸 사진 찍어서 사이트에 올렸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숫자와 알파벳도 포함을 했어야 하는데, 오로지 한글만 적었던 것이 좀 아쉬웠다. 내 경우에, 일단 파일을 올리고 나면 바로 제작에 들어가서 그 사이에는 어떠한 상호 작용도 없었기 때문에 영어와 숫자를 추가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2주 정도가 지나서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조합형 한글을 포함한 옵션을 선택했고, ttf 확장자를 가진 8.2MB 크기의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었다.

이걸 내가 가진 이북 리더에 적용한 것이 아래 그림과 같다.

일단 한글과 한자의 크기가 잘 안맞는 것이 눈에 띈다. 한글이 다른 글씨들에 비해 꽤 작게 만들어져서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 프로그램들에서 이 글꼴을 쓰면 기존 글꼴에 비해 매우 작아보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영문과 숫자만 있는 경우에는 글의 간격이 잘 조정되어 있지 않아서 매우 갑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높이가 낮게 맞추어져 있어서, 인터페이스 같은 곳에 사용되면 글씨 아랫 부분이 잘리는 것도 볼 수 있다.

몇몇 단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작권이 내게 있는 (제작사와 공유하기는 하지만) 글꼴이니만큼, 필요하다면 그리고 할 수 있다면 해당 글꼴을 적당히 수정해서 위에 언급한 부분을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럴 시간도 능력도 없지만.

글꼴을 제작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드는 것은 글씨를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그 글꼴이 다른 글꼴 및 소프트웨어들과 원활하게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조정해 주는 작업이 시간을 많이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훌륭한 디자이너일수록 작은 디테일에 몰입하게 된다고 하는데, 그걸 생각해 보면 좋은 글꼴을 만드는 것은 정말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이 글꼴을 가지고 여러 방면으로 사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