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Coolpix P5100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헀다. 신혼 여행지에서 소니의 T1을 바닷물에 빠뜨린 이후, 소니의 Cybershot W1 모델을 3년 반 이상 사용해 왔었다. 처음 T1의 디자인이 워낙 출중했기에 상대적으로 좀 가리기는 했지만 W1 역시 좋은 카메라였다. 특히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소니 제품 중 가장 뛰어났던 것 같다. 그렇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떨어뜨려서 렌즈 경통이 들어가지 않게 되고 서비스를 받아서 괜찮아지는 일을 두 번 겪고 나서는 이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디카가 없어지니 굉장히 중요한 것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싸이월드에 도람이 사진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는 동생에게 가끔 사진기를 빌리는 것으로는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국 새로운 디카를 사기로 결심했다. 선택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많은 선택이 가능한 것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미 디카 시장은 너무나 많은 제품들이 각각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을 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남기엽 박사는 하이엔드급 디카로 간 후에 DSLR로 넘어오라는 유혹(!)을 했다. DSLR이 폼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도 가격이고 뭐 그 정도로 신경써서 사진을 찍겠냐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뭔가 조사를 하기 전에는 소니의 최신 모델을 봐 두었다. T시리즈에서는 T70이 최종 후보에 올랐고, W시리즈에서는 W80이나 W90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하이엔드급으로 간다면 소니 H3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가격에 비해 성능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몇몇 사이트를 찾아보다가 니콘 Coolpix P5100을 발견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디시인사이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종이라는 결과를 보고 마음이 끌렸다. 나야 잘 모르기는 하지만 aperture, CCD 크기, 감도 등의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했을 때 하이엔드 급에서 가격대 성능비는 P5100이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만 광학 줌이 3.5배밖에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좀 마이너스 요소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손으로 만져보고 조작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 집 근처의 전자랜드 매장에 들러서 직접 조작도 해 보았다. 사실 디자인 면에서는 역시 소니가 가장 좋아보였다. W 시리즈라면 사진도 꽤 잘 나오니 그냥 W80을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P5100 역시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그립감이 좋았다. 화면에서 세부적인 정보를 잘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이었다. 사실 전자랜드 매장에서는 가격이 49만원 정도(!) 붙어 있었는데 인터넷에서는 30만 2천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사진을 몇 장 찍어봤는데, 찍으면서 ISO값이나 셔터 속도, 조리개 값 등을 나름대로 변화시켜가면서 찍는 것이 나름대로 꽤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변화시킨 파라미터들이 사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사실 아내는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소니를 살걸 그랬다고 생각하는 눈치지만, 나는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조금씩 사진을 잘 찍는 법을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