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6
사람의 목소리는 사람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소리 중의 하나이다. 사람의 몸이라는 악기는 다른 악기와는 달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 부단히 갈고 닦아야 하며 한 번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해서 계속해서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다른 악기의 연주자들과 달리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 관리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생명 에너지를 그대로 쏟아서 만들어내기 때문일까? 사람의 목소리는 그 어느 악기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Take6는 미국의 흑인 6명으로 구성된 아카펠라 그룹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흑인 특유의 감성과 이른바 Doo-Wap 스타일의 도시적 세련미가 가미된 독특한 소리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Boyz II Men이나 All for 1 같은 그룹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입을 모으는 그룹, 그들이 바로 Take6이다. 이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더 많이 끌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음악이 CCM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음악적으로 이들이 끼치는 영향은 이들의 대중적 인지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원래 Alliance라는 이름의 4인조 그룹으로 시작했던 이들은 현재는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High Tenor 파트에 Mark Kibble과 Claude McKnight, Tenor 파트에 David Thomas와 Joey Kibble, 바리톤에 Cedric Dent, 베이스에 Avin Chea로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다. 원래 Tenor에 재능있는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Mervyn warren이 있었으나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프로듀서로 나섰고, Sister Act 2의 사운드 트랙, A soulful Messiah 등을 프로듀싱하며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이 그룹의 리더격인 Claude ?McKnight의 동생인 Brian McKnight 역시 대단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R&B 가수 중의 하나이다. 이들은 모든 음악을 직접 작곡, 연주, 프로듀싱하는 다재다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지금까지 모두 8장의 음반을 냈으며 다른 음악가들의 음반에도 많이 참여하였다. 우선 그들이 낸 음반들을 살펴보면 1집은 Self title인 “Take6”이다. 이 음반에 들어있는 노래들은 모두 반주가 전혀 없는 순수한 아카펠라 곡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특히 Spread love와 같은 곡은 이들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곡이며, Gold mine, Get away Jordan 같은 곡에서는 살인적인 고음이 나오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David and Goliath이라는 곡인데 가사 속에 이들의 재치있는 위트를 그대로 발견할 수 있다. 전통적인 영가 풍의 Mary나 유명한 곡인 He never sleep과 같은 곡을 듣는 것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이 음반을 통해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한껏 알릴 수 있게 되었다. 2집은 “So mech 2 say”라는 제목을 가진 음반이다. 이 음반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이전과는 달리 대단히 세련되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Where Do The Children Play? 라는 마지막 곡에서 악기의 반주를 대동함으로써 이제 이들의 음악의 방향이 다시 한 번 바뀔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 음반은 이들의 조화와 화음이 완벽한 수준에 이미 이르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I L.O.V.E. You, I believe 는 이들의 음악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이다. 사실 이 음반은 어느 곡 하나 그냥 넘길 수 없는 멋진 음반이다. 2집을 낸 후 그들은 He is Christmas라는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놓는다. 첫곡인 He is Christmas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유명한 크리스마스 노래들을 그들을 스타일로 편곡한 것이다. 사실 이 음반은 그리 친숙하게 들릴 음반은 아니다. 그들의 스타일에 익숙하고 또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어떤 면에서 여기 실린 곡들은 비록 크리스마스 노래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기분은 별로 나지 않는다. 가사가 그런 가사가 아니라면 조금도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바꾸어서 생각하면 그 유명한 캐롤들도 그들의 손에 들어가면 전혀 새로운 그들만의(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은)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드디어 그들의 예술의 정수인(나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Join the Band를 이야기할 때가 왔다. 이미 So much 2 say에서 악기의 반주를 대동한 음악으로 바뀔 것을 예고했던 그들이 결국 이 음반에서 완전한 스타일의 변화를 한 번 꾀하게 된다. 물론 이 음반에도 악기를 대동하지 않은 노래가 있지만 이미 그것은 주류는 아니다. 특히 이 음반에서는 흑인음악의 대부격인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레이 찰스, 라티파, 허비 행콕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함께 참여하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한국적 정서와 잘 어울리는 발라드인 You can never ask too much of love, 레이 찰스의 감칠맛나는 보컬이 완벽한 이들의 하모니 속에 펼쳐지는 You’re my friend, 너무나 멋지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영혼의 울림을 지닌 가수 스티비 원더와 함께 노래한 Your love is why I feel this way, 그리고 진짜 Take 6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Join the Band 등… 여기에 재즈 피아노의 명인인 허비 행콕의 키보드 연주가 곁들여져 있다. 내가 무인도에 가게 되면, 단 하나의 음반만을 들고 갈 수 있다면 그 하나의 음반은 바로 이 음반이 될 것이다. 다음 음반은 특이한 컨셉의 brothers이다. 이 음반에서는 이 그룹의 리더인 Cluade McKnight와 Mark Kibble의 동생인 Brian McKnight와 Joey Kibble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 이름도 Brothers일 것이다. Brian McKnight 는 그 자신이 이미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과시하는 가수이며 이 음반에서 거의 모든 반주와 프로듀싱을 해냈다(원래 그는 그 자신의 앨범에서도 작사, 작곡, 노래, 연주, 믹싱, 프로듀싱 등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낸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곡의 솔로를 Joey Kibble이 맡았다. 나는 Joey Kibble의 목소리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의 모든 솔로를 그가 맡고 있다. 물론 Mervyn Warren의 목소리가 좋기는 하지만 조화라는 면에서는 Joey가 낫다고 생각된다. 이 음반에서 Chance of a Lifetime은 정말 끝내준다. 물론 Jesus makes me happy나 Can’t stop thinking ‘bout you, I’ll be there 등의 노래도 훌륭하다. 모두 다 좋으니 다 좋다고 해야 하는데 다 좋다고 하면 별로 느��이 안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한 번 들어보면 안다. 다음 앨범의 제목은 So Cool이다. 사실 이 음반은 ‘천재들의 평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워낙 새 음반을 낼 때마다 경탄을 자아내던 Take 6였기 때문에 이번 음반도 대단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기대하던 만큼의 실험적이고 독특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평균 정도의 수준이라고 해도 다른 얼치기 아카펠라 그룹들의 음악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전까지의 음반들은 모두 테이프로 구입해서 수십번씩 듣고 가사까지 다 외워 버린 나지만 이 음반은 CD로 구입을 했기 때문에 많이 듣지는 못했다(다행히 얼마전에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구입했다.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했지만.^^). 그래서 그리 친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 음반 중의 Wings of Your Prayer라는 노래는 1998년 DOVE상에서 올해의 노래 후보로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은 일본에서만 발매되었다는 베스트 앨범이 한 장 있지만 그건 구하기도 힘들고 내가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다만 새로운 곡은 두 곡 정도이고 The biggest part of me의 remix 버전이 실려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베스트 앨범은 얼마 전에 나왔다. 여기에는 많은 이전의 앨범에서 듣지 못하던 많은 곡이 들어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다. 만화 영화 ‘이집트 왕자’의 사운드 트랙 앨범에 들어있는 Destiny, CeCe Winans(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가 메일 보컬을 부른 One and the same, 도시적 느낌을 풍기는 Best stuff in the World Today Cafe, 고급스런 두왑 사운드를 들려주는 Setembro, 스티비 원더와 함께 노래한 Oh Thou that Tallest Good things to Zion(A soulful Messiah), 그리고 멤버들이 직접 연주한 U turn이 이 음반에서 들을수 있는 곡들이다(이외의 곡은 이전의 음반에서 들을 수 있다). 역시 하는 감탄이 나오는 음반이다. 그리고 두 번째 크리스마스 앨범인 Take 6 :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이 있다. 이 36분짜리 앨범은 나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이제 또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레코드점을 뒤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앨범을 낼 때마다 내게 이런 떨림을 주었던 Take 6이기에… (그렇지만 아쉽게도 이 음반은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았으며, 수입을 하는 곳도 거의 없는 듯 하다. 따라서 이 음반은 구입하기 위해서는 해외 음반 쇼핑몰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쩝…) (사실은 이 음반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http]마이리슨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온라인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이 음반이 있는 것이다. 다른 음반은 없고 오직 이 음반 한장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나에게야 그저 좋을 따름…) 최근 이들이 일본 순회 공연에서 했던 연주 실황을 담은 Live 라는 제목의 음반이 출시되었다. 이들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 음반은 도쿄에 있는 Blue note라는 재즈 바에서 있었던 이들의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그들을 유명하게 만든 많은 곡들이 들어있고 이전의 음반에서는 듣지 못했던 곡도 들어있다. 특징이라면 카운터 테너들의 소리가 실황이라는 특성상 너무 작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사실 멤버들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황으로 이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이 음악적으로 완성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 음반에서는 흑인들이 보여줄수 있는 특유의 감각은 여전하지만 이전에 가지고 있던 칼같이 정확한 화음과 리듬보다는 음악적인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정규음반으로는 98년에 나온 So Cool 이후 4년여만에 나온 음반인데, 어쩌면 지금까지 이들은 전통적인 아카펠라의 모범을 보여준 Take6, So Much 2 Say, So Cool의 세 음반, 악기를 이용한 컨템포러리 재즈 보컬을 들려준 Join the band, brothers의 두 음반에서 이미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새 음반에서는 이전에 보여준 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고 싶은 그들의 의도가 잘 드러나고 있다. “Grandma’s Hand”의 컨트리풍, “Fragile”에서의 네오-소울풍 음악은 분명히 이전의 음반들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은 단순한 싱어가 아니라 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감탄하게 되는 것은 음악적 형식성에 비해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가사의 수준이다. How fragile we are… 라는 가사를 써낼 수 있다니… (사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how fragile we are라는 노래는 Take6의 노래가 아니고 다른 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이었다. 쩝…) Take6가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콘서트를 할 때 이 음반의 홍보를 하고 갔다. 나는 당연히 그 공연에 직접 가서 그들을 눈으로 보고 왔다. 내가 신나게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을 때 옆에서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시던 아주머니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_ 2006년에는 이들의 새로운 앨범인 Feels Good 이 나왔다. 이들의 음악들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이들의 소리와 음악 세계뿐만 아니라 이들이 노래하고 있는 대상, 그 가사의 내용 에 조금만 귀를 기울여서 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의 음악이 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금방 눈치를 채게 될 것이다. 2001/10/8 1st rev. 2006/12/20 last modif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