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ini Capsule Rechargeable Speaker 사용기
Xmini 캡슐 스피커를 비행기 기내 면세품으로 구입했다. 최근에 운전을 할 일이 좀 생기다보니 아이팟에 있는 음악이나 팟캐스트들을 차 안에서 듣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저렴하고 소리 크게 잘 나는 휴대용 스피커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것저것 살펴보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휴대용 스피커들은 대부분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무전원인 경우가 많이 있었다. 즉, 기기 자체의 출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는 차에서 뭔가를 들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를 할 수가 없는 일이다. 결국, 충전이 가능한 휴대용 액티브 스피커를 사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이 필요 조건을 만족하는 스피커를 찾지 못하던 중, 중국 출장을 가는 비행기 내에서 비행기 기내 면세품으로만 판매가 된다는 Xmini 캡슐 스피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비행기에서는 약 4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무려 $70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이쯤 되면 사용자 리뷰를 찾아보는 것이 순서일 터. 중국 호텔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 하에서 열심히 사용자들의 평가를 찾아보았다. 어느 정도 판매가 되는 물건이라면 분명 어딘가에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검색 엔진으로도 해 보고, twitter에 질문을 올려보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된 단 한 개의 사용자 리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지금 쓰는 포스팅이 아마 처음이자 유일한 사용자 리뷰일 것으로 생각된다.) 고민 끝에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걸 구매하고 말았다. 물건을 받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와! 정말 작다!' 박스를 쿨하게 비행기에서 버린 덕분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정말 작았다. 보통 반지를 넣는 반지 케이스보다 조금 큰 정도라고 할까? 그림으로 보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작은 크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 테스트를 해 볼 수는 없었고, 이후로도 실제 사용은 며칠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그런데!!! 이걸로 음악을 틀어보니 소리가 장난이 아닌거다. 이 정도의 크기에 이 정도의 소리를 내 줄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차 안에서 틀었을 때, 그야말로 차 안을 가득 채우는 (약간 과장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펙 상으로는 완충 후 약 5 시간 정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사용 시간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고, 그냥 USB를 통해 충전을 하기 때문에 충전도 매우 쉽다. 다만, 아쉬운 점 하나는 케이블을 잃어버렸을 경우 별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케이블은 스피커 쪽에는 미니 USB를 꽂도록 되어 있고, 반대편은 스테레오 잭과 충전용 USB가 있다. 이 케이블을 잃어버린다면 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35(!) 주고 해외 구매를 해야 한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차에서 뿐만 아니라 요즘은 집 안에서도 이 스피커를 이용해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곤 한다. 아이팟을 5세대 비디오팟에서 아이팟 터치 2세대로 바꾼 이후에 이전에 쓰던 짝퉁 유니버설 독을 쓰지 못하게 된 관계로 터치를 오디오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 버렸는데, 이제는 이 스피커를 이용해서 듣고 싶은 것들을 들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주로 음성 팟캐스트를 들을 때 쓰기 때문에 음질에 대한 걱정도 별로 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나같은 막귀에게는 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조차 나름 만족스럽게 들리는건, 액티브 스피커의 특징상 휴대용 MP3같은 특성에 잘 맞춰서 셋팅을 해 놓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래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제품은 내 모든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는, 필요에 딱 맞는 물건이었다. 작은 크기의 충전형 휴대용 스피커가 필요한 분이라면 기내에서 이 제품을 구입해 보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