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iOS 앱: Drafts 5
최근에 회사를 옮기고 나서 업무용으로 아이맥 프로와 맥북을 사용하고 있다. 원래 휴대전화는 아이폰을 쓰고 있었고, 아이패드 프로 2세대까지 생기면서 (애플워치를 뺀) 사과농장이 완성되었다!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Drafts 5 앱의 활용성이 너무 좋다는 점이다.
이 앱은 기본적으로는 모든 종류의 텍스트를 담아두는 텍스트 에디터이지만, 저장된 텍스트를 다양한 액션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개념을 가진 앱이다. 버전이 5 씩이나 되었으니 당연히 오랫동안 사용된 앱이고, 나도 4 버전까지는 유료 앱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가, 5 버전이 나오면서 앱은 무료로 바뀌면서 구독제가 되어서 한참 동안 사용을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 구매하지 않아도 사용을 할 수는 있지만, 이 앱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각종 액션을 편집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구독을 해야만 한다. 대신에 구독을 하면 iOS와 Ma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년에 $19.99라는 가격이 어떻게 보면 비싼 가격일수 있지만, 지금 제공하는 기능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텍스트를 써 놓고 이걸 여러 가지 액션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빛을 발하는 경우는, 예를 들면 새해 인사를 위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거의 비슷한 문자를 보내는 경우 Drafts 앱에 문자 내용을 써 놓고 계속 메시지 액션을 수행하면 문자 앱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 인앱 구독인 프로를 활성화한 경우에는 액션을 수정하거나 새로 만들어서 넣을 수 있는데, 문자의 경우 첫 줄에 받는 사람 이름을 넣고 둘째줄부터 문자 내용을 입력하면 메시지 수신인까지 자동으로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액션은 '10년일기'이다. '10년일기'는 '01월 07일'이라는 제목의 노트에 일기를 계속해서 기록하는 것이다. 최대 366개의 노트가 생길거고 (02월 29일 포함) 여기에 일기가 쌓이는데, 최근 내용이 위로 올라오도록 되어 있다. 01월 01일에 일기를 쓰면서 작년, 2년전, 3년전에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뒤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이런 방식의 노트가 가진 장점이다. 오래전에 펀샵에서 10년 일기라는 일기장을 판매했는데, 여기에는 날짜별로 10년치 칸이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10년간의 기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었다. 여기서 착안한 방식이고, 에버노트에 기록을 하고 있다. 노트의 경우 append도 가능하지만 prepend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최근 일기가 가장 위에 올라오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이런 용도로 이전에는 WriteNote Pro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앱은 안드로이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사진을 붙여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에버노트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그림 파일 첨부가 가능한 에버노트의 특징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Drafts 5가 WriteNote Pro보다 나은 점은, 에버노트 뿐만 아니라 대단히 많은 종류의 엔드포인트에 대한 액션을 지원한다는 점, 그리고 여러 개의 액션을 순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자 이외에, 에버노트에 남기는 노트를 그대로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구글 독스 등에 남길 수도 있고, 별도의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다. 또 블로그 글을 마크다운으로 기록하고 나면 바로 워드프레스로 보내서 임시글로 저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맥용 Drafts 앱도 나와서, 맥에서 텍스트를 편집할 수 있다. 물론 맥에서의 액션은 제한적이지만, 텍스트 편집 자체는 맥에서 하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쉽게 노트를 적을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로 동기화가 되기 때문에 언제든 모든 애플 기기에서 동일한 텍스트 내용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결국 애플 환경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적고 싶은 내용을 적어놓고, 그 이후에 그 글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기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뭐든 일단 기록을 해 놓고 보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