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윈도우에서 OncoLogic 실행

연구소에서 "환경독성 예측을 위한 분자모델링 (QSAR) 교육"을 한다. 여기에서 세 개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강의 및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중에서 oncologic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어떤 종류의 화합물이 암을 유발하는 성질이 있는지, 즉 carcinogen인 지 아닌지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암을 유발한다고 하는 것은 실험적으로 알아내거나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로서, 특히나 위험이 높은 화합물은 실험에 의해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위험이 적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화합물의 경우라면 실제로 실험이 이루어지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이런 성질을 알아내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확실한 데이터를 얻어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런 특징 때문에, carcinogenicity를 예측하기 위해 (임상 실험이 아닌) 여러 가지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구조-활성 관계 분석(QSAR)을 이용한 예측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1999년에 개발된 프로그램으로서, 가장 최신 버전은 6.0이고 미국 EPA의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게 도스창을 이용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한 후 실행하면 마우스 포인터를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바로 코드페이지의 문제 때문이다. 한글 윈도우에서는 기본적으로 코드페이지 949를 사용한다. 그런데, 오래전에 외국에서 개발된 도스용 프로그램들이 다른 코드페이지에서의 실행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코드페이지 949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커맨드 창에서 코드 페이지를 437로 바꾸어 주어야 제대로 실행이 가능해 진다. chcp 437 이 문제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을 고생해야 했다. 윈도우 2000이나 심지어는 윈도우 98에서도 실행을 해 보려고 했던 것이다. 결론은 아주 간단한데 있었는데 말이다. 요즘 개발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유니코드를 지원하도록 되어 있어서 이런 문제를 겪을 확률이 낮기 때문에, 몇 년 전에는 빈번하게 겪었던 이런 문제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 래된 프로그램이 더이상 개발되지 않는다고 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OncoLogic같은 프로그램은 이런 분야에서 공인된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거의 10년 전에 개발된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대안이 없는 한 계속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레거시 호환 문제는 이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결과가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한다면 좀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견고하게 일을 하도록 노력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