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보드 5 베타 배포
제. 로. 보. 드! 한국의 인터넷 문화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한국의 네티즌들에게 내 홈페이지 만드는 기쁨을 선사해 주었던 게시판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지보드도 인기가 좋았지만 제로보드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제로보드의 개발이 거의 정체되어 있을 때 다른 여러 종류의 게시판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어느 프로그램도 제로보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나 역시 오래 전에 제로보드를 이용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었다. 여러 개의 게시판을 생성한 후에 각 게시판에서 최신 글 몇 개의 목록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홈페이지였지만, 수많은 노가다가 들어가야 했던 - 그래서 더 사랑스러웠던 홈페이지였다. 게시판의 헤더와 푸터를 이해하면서 html 하나로 게시판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개발이 사실상 거의 중단되면서 많은 보안 문제를 일으켰고, 표준을 지키지 않은 코딩에 스킨의 난립으로 인한 지저분한 코드, 수많은 copy & paste로 점철된 스킨들... 등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제로보드 5가 나오면서 웹 표준 지원, GPL 라이센스, 사이트 빌더 개념 등을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베타 버전을 보면 그런 목표들이 꽤 잘 구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로보드 베타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계정 정보 게시판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게 뭔가 하고 보니, 제로보드 5가 utf8을 지원하는 mySQL 4.1 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mySQL 3.x대에 머물러 있던 국내 호스팅 업체들에게 난리가 난거였다. 사용자들은 제로보드 5를 지원하는 호스팅 업체를 찾기 시작했고, 국내에서 꽤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는 Cafe24같은 경우에는 따로 mySQL 4.1 이상을 지원하는 서버를 증설하고 이전 신청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는 제로보드 베타 사이트에 자신의 회사가 국내 최초로제로보드 5를 지원한다는 사장님의 홍보글이 올라올 정도이니 제로보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나야 이미 오래 전에 site5에서 호스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지만, 아직 계정을 가지고 있는 비누넷 같은 경우에는 따로 mySQL 서버를 만들고 이쪽에 계정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쨌든 제로보드 5가 잘 마무리가 되어 정식으로 출시가 되고, GPL 라이센스로 공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갈 수 있게 되면 좋겠고, 그를 통해서 자랑할만한 우리나라의 프로덕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제로보드는 다국어 지원을 기본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 볼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