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클래식 음악이라는건... 좁게는 서양 고전 음악을 말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양 고전음악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유행하던 음악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려면 몇십년, 아니 길면 한 백년 정도 후까지 가치를 인정받는 음악이면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 요즘 내 iPod에 음악을 열심히 집어넣고 있다. 어차피 집에서 CD를 들을 수 있는 환경도 잘 안되기 때문에 자리를 잔뜩 차지하고 있는 시디들이 별로 할 일이 없다. iPod에 집어넣는 것이 귀찮을 뿐, 일단 넣어놓으면 자리도 안 차지하고 출퇴근 시간에 마음껏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꽤 편리하다. 음악을 체계적으로 집어넣다보니 오래된, 그래서 테이프로만 있는 음악들이 아쉬워질 때가 있었다. 결국은 나온지 한 10년쯤 된 오래된 음반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아침> 2집을 들었다. <아침>은 유명한 여성 2인조 CCM 가수이다. 가요계에서는 애즈원이라는 그룹이 있었는데, 아침보다 훨씬 뒤에 데뷔했지만 어쨌든 아침이랑 노래의 느낌이 꽤 비슷하다. 애즈원을 가요계의 <아침> 정도로 부른다면 누가 기분이 나쁠까... 하여간, <아침>의 2집 음반 "세상으로"는 정말 명반중의 명반이다. 다시 이 음반을 들으면서 처음 이 음반을 들었던 98년쯤에 느꼈었을 감동이 그대로 기억 속으로 되살아나는 것을느낄 수 있었다. 정말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음반이다. 김명식 1, 2집이나 강명식 1집, 아니면 그 이전에 박종호의 초기 음반들이나 주찬양 음반에 이르기까지 CCM계에서 클래식이라고 부를만한 음반들이 많이 있고 그런 음반들을 지금까지 사랑해 왔지만 어느 음반도 이 음반만큼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내게는 샌디 패티의 Le voyage 정도가 이 음반과 경쟁이 가능한 음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 10년쯤 있다가 이 음악을 다시 들어도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으로는 충분하고도 남을거 같다. 나한테는 진정한 의미의 클래식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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