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글쓰기
글쓰기가 어렵다. 글쓰는 것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워낙 책을 읽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제대로 글로 풀어낼 수 있을만한 것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블로그에 글을 쓸 때 draft를 만들고, 차근차근 다듬어서 마음에 들 때쯤 publish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렇게 publish 된 글은 거의 없는 듯 하다. 잘 쓰지도 못하면서 천천히 다듬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니 글다운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실 이공계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자신이 쓰는 글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이야기하는 문과계열의 사람들과 달리, 이공계 사람들은 기껏해야 전문 잡지에 논문을 쓰는 정도가 글쓰기의 전부인 경우가 많이 있다. (이공계와 문과계열이라는 유치한 구분이 의미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가자) 나 역시 대학 1학년부터 지금까지 화학, 그리고 분자 모델링을 연구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배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걸 교양 교육이 무너진 대학의 현실에서 비롯된 일로 치부한다면 무책임한 일일까?) 그저 열심히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기만 하면, 그 말 중에 제대로 된 지식이 들어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왔다. 책을 읽으면서 술술 읽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있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깨닫고 있었지만, 그게 왜 그런 차이가 나게 되는지를 저자의 문장으로부터 읽어내는 훈련이란 도무지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글을 잘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별로 사람들이 찾아오지도 않는 블로그에 내 생각을 표현하려고 할 때 글쓰기 능력의 부족을 절감하게 된다. 사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말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직접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덜한 편인데, 글을 쓰는 경우에는 오직 그 글만으로 모든 의미를 전달하고 읽는 이에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켜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Larik Blog의 블로거들의 글쓰기라는 글에서 언급된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문장이 매우 참신한 것인지, 매일 3번을 읽을 정도로 뻔한 것인지 판단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문장에 대한 비판과 검토를 좀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문장의 참신성 못지않게 글의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훈련은 체계적이어야 하고 잘 정립된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좀 읽어보면서 나름대로 정립을 해 나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잘 쓴 글을 많이 읽고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그것이 적은 시간 투자만으로 나름대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겠지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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