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경제학

올해의 열 아홉번째 책은 롱테일 경제학이다. 롱테일의 개념은 이제 매우 익숙한 것이 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개념을 별 어려움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렇게 사례로부터 어떤 개념이 정립되고 나면, 그 개념의 정립을 통해서 새로운 적용 사례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이런 종류의 새로운 개념의 적용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롱테일 현상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동인은 전시 비용의 감소 라고 말할 수 있다. 상품의 진열에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롱테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물론 이렇게 제시된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찾기 위한 검색 엔진의 중요성 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이런 종류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까? 보건의료 분야라면 분명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원격 진료 라는 개념이 어느 정도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서 구글링을 해본 결과 이 블로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블로그를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우리 나라의 한약, 혹은 건강보조식품 같은 것들이 이런 범주에 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신약이라는 규제가 심한 분야로 넘어가게 되면 좀 다른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롱테일 경제학이 풍요 라고 하는 개념 위에 서있는 것인 반면 신약 개발은 유례없는 생산성 저하 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필요한 Scientific innovation 은 쉽게 얻기 힘든 것이기는 하지만, 데이터의 폭발, 그리고 이런 데이터의 효율적인 관리를 도와주는 화학정보학의 발전은 분명 중요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어쩌면, 구글이 성공하기 이전에 검색이라는 분야가 한물 간 분야처럼 생각되었던 것을 되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한물 간 것으로 생각하는 어떤 오래된 분야에서 이런 의외의 전기가 마련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long tail과 cheminformatics를 키워드로 해서 구글링을 해 봤더니 Depth-First 블로그가 맨 위에 나타난다. 클릭을 해 봤더니, 이 블로그에 롱테일 관련 내용은 없었다. 이전부터 주의깊게 보던 블로그였으니, 내가 안 보는 사이에 갑자기 글이 올라올 리는 없었다. 결국은, 자신의 글에 longtail 태그를 많이 붙여놔서 사람들이 자신의 블로그를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