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이동률 통계에 대한 단상
미국의 이사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Axios에서 봤다. (Americans are moving less than ever to new houses and new cities) 1960년대에는 매년 약 20%의 미국인이 이사를 했지만, 2022년을 기준으로는 8.7%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이사 비율이 낮아진 이유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정리를 했다.
- 이사를 많이 하던 젊은 세대가 이제는 부모와 더 오래 살고, 결혼도 늦어지고, 가족이 생기는 것도 늦어지고 있다.
- 미국 전체가 더 나이들었다.
- 노동 시장이 지역에 덜 의존적이고, 원격 근무도 더 늘었다.
- 많은 가정이 더 이상 외벌이가 아니다. 두 명이 직업을 가진 경우 이사하기는 더 힘들다.
- 집값이 비싸졌다.
이 이유 다섯 가지는 우리 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니, 한국의 통계를 찾아봤다. 한국인, 이사 얼마나 자주 할까?라는 제목의 이 한겨레 기사를 보면, 한국의 이동률은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지역 간의 삶의 조건 차이가 적은 편이어서 이사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차이나는지를 보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봤고, 2023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라는 제목의 이 통계청 보도자료를 보면, 1975년 25.5%, 1988년 23.7%로 20%를 넘는 이동률이 2006년에 19.1%, 2015년에 15.2%를 거쳐서 2023년에는 12%로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20대가 22.8%, 30대가 20.1%를 보인 반면 60대 이상은 6%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터전을 옮기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월세나 전세를 살면서 이사 다니는 것에 비해 집을 매매하여 이사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걸 생각해 보면 자가 비율이 높은 연령대에서 이동률이 낮은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나 세종시 정도가 순유입이 있는 곳이고 영남권과 호남권은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이걸 부동산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자가 비중이 높은 고연령층의 주택 판매 비율이 낮을텐데 수도권으로 순유입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수도권의 경우는 비수도권에 비해 공급이 낮고 수요는 높아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유지될 수 밖에 없다. 즉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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